지난 15일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 전세보증금 20억 계약

순수보증금으로 사상 최초, 강남권 전세·매매 동반 상승 지속

‘11·19 전세대책’ 효과 미지수, 전문가들 “민간 임대 역할 확대해야”

강남 아파트 전용 84㎡ 전세도 20억 돌파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단지의 모습.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전국적인 전세대란이 매주 심화하는 가운데 서울 강남권에서 사상 최초로 아파트 전용면적 84㎡ 전세 20억원 계약이 이뤄졌다. 정부가 지난주 ‘11·19 전세대책’을 전격 발표했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효과가 언제부터 나타날 지에 대해서는 “예측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민들도 절반이상이 전세대책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공인중개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가 보증금 20억원에 계약됐다.

지난달 9일에는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가 보증금 13억원, 월세 210만원에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전월세 전환율 2.5%로 환산할 경우 보증금 23억800만원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하지만 순수 전세보증금으로는 이번에 실거래가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20억원을 돌파한 것이다.

신반포1차를 재건축해 지난 2016년 준공한 아크로리버파크는 작년 10월 3.3㎡ 당 매매가격이 1억원을 돌파하는 등 반포를 대표하는 ‘대장주 아파트’로 자리잡은 바 있다.

가을 전세난 이후 강남권 전셋값은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치솟고 있다. 10월 중순 이후에도 인근의 래미안퍼스티지와 반포자이 전용 84㎡가 보증금 17억원에 각각 계약한 것을 비롯해,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17억7500만원)·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17억원) 등에서도 신고가 또는 신고가에 근접한 임대차 계약이 속속 이뤄지고 있다.

전세 가격이 최근 몇 달 사이 급등하면서 매매가격까지 밀어올리는 상황도 적지 않게 관측된다.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가 지난달 30일 36억6000만원에 손바뀜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래미안대치팰리스 역시 지난달 31일 전용 94.49㎡가 35억9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대치동은 현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1주택자의 실거래만 매매가 가능하다.

여기에 규제지역이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되면서 비규제지역으로 향했던 수요가 다시 강남으로 되돌아오려는 경향을 보이는 것도 이러한 상황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포동 고속터미널역 인근의 A공인중개사는 “최근 상담했던 자산가들 가운데는 ‘전국이 규제지역이 되면 결국 다시 강남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 이들이 적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10월 셋째주 서울 전체 전세가격 변동률은 0.08%로 같은 기간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0.10%와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11월 셋째주 조사에서는 강남4구(0.22%)와 서울 전체(0.15%)의 격차가 0.07%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정부의 전세 대책이 좀 더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민간 역할을 좀 더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이번 대책에서 국민들의 선호도가 높은 주거형태인 아파트 임대주택 공급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던 점 등 근본적인 해결에서 놓친 부분이 적지 않았다”면서 “임대시장에서 중요한 축이 되는 민간임대의 역할 확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20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4.1%는 정부의 전세 대책이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30대의 경우 부정 응답은 64.1%였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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