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코로나19 청정국이라더니…김정은 중국산 백신 접종?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단 한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근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을 접종을 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익연구소 선임국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웹사이트 ‘1945’에 기고한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일본 정보당국자 2명을 인용해 김 위원장을 비롯한 김 씨 일가와 북한 지도부 내 다수 고위층이 중국이 공급한 백신을 최근 2~3주 내 접종해왔다고 주장했다. 다만 어떤 종류의 백신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중국은 현재 백신 개발기업인 시노백과 캔시노바이오 등에서 3~4개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와 관련 피터 호테즈 베일러 의대 박사는 “중국이 세계 최대 백신 생산국이 될 가능성이 있고 역사적으로 북한의 공급자 역할을 할 상황을 가정하면 중국이 북한에 백신을 제공한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향후 중국이 북한 주민 전체를 위한 코로나19 백신 제공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와 관련 카지아니스 국장은 중국이 대규모 난민 유입과 북한의 불안정성을 초래할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을 피하고 싶어한다며 김 위원장으로서도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언급했다.

중국의 코로나19 백신 3상 임상시험 자료가 공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김 위원장 등이 효과적이지 못한 백신을 접종했을 때 어떤 일이 생길지, 다른 백신으로 재접종할 수 있는지에 대해 자신이 접촉한 전문가들도 분명한 답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월리엄 존 모스 존스홉킨스 공중보건스쿨 교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첫 접종한 백신에서 이상적인 면역 반응이 적게 나오고, 두 번째 백신의 반응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건의료체계가 취약하고 방역수단이 전무하다시피 한 북한은 코로나19에 대해 공포에 가까운 트라우마를 갖고 있어 최고지도자가 신뢰도가 확인되지 않은 중국산 백신을 접종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북한 소속 추정 해커들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중인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국내 제약회사 등에 대한 해킹을 시도한 것도 북한의 다급함과 절박함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북한이 코로나19에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며 오염을 우려해 어로와 소금생산까지 중단하는 등 상식적이지 않은 조치를 내놓고 있다고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