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세권·준공업지역·빌라밀집지역 활용

사업방식은 공공 주도, 개발이익 나눠야

“물량 얼마나”, “시간·비용문제” 지적도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오는 23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변창흠표 공급정책’을 내놨다. 서울 도심에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해 역세권과 준공업지역, 빌라 밀집지역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공공참여’와 ‘개발이익 환수’라는 전제조건을 동시에 달아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변 후보자는 지난 18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서울 도심에 주택을 공급할 부지가 충분히 많다”면서 구상 중인 주택 공급방안에 대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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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가 꼽은 개발 촉진 대상은 서울 도심 중에서 저밀 개발된 역세권과 준공업지역, 빌라 밀집지역 등이다. 역세권에 대해선 기존에도 높은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고, 이렇게 확보된 주택을 공공임대나 공공분양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조해왔다.

준공업지역 등에선 도시재생사업과 정비사업을 접목한 형태의 개발이 이뤄질 수 있다고 봤다. 빌라 밀집지역은 각종 지자체 도시계획상 주차장과 도로, 일조권 등 규제를 완화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일조권 규제 완화는 고밀 개발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단, 사업 방식은 ‘공공 주도형’에 방점을 찍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이 개발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면서 개발이익을 토지주와 세입자 등에게 배분하는 방식이다. 이는 ‘개발이익은 사회와 공유해야 한다’는 평소의 철학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현재 재개발과 재건축, 가로주택정비사업·자율주택정비사업 등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에서 공공참여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변 후보자는 공공재개발·재건축을 활성화하기 위한 추가적인 인센티브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동시에 토지임대부 주택과 환매조건부 주택 등 공공자가주택을 도입할 의사도 내비쳤다.

민간이 주도하는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민간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 확대의 당위성을 부정하진 않지만, 주택 용도 변경이나 용적률 상향 등 ‘엄청난 혜택’을 주는 재개발·재건축은 일정 수준의 규제가 불가피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간 정부가 ‘공급이 부족하지 않다’고 했던 터라,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한 점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다만, 시장에서는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적지 않다.

변 후보자의 구상대로라면 토지·주택 소유주에게 충분한 인센티브를 주면서도 개발이익은 환수하고, 국민이 만족할 만한 양질의 주택을 지어야 한다. 그가 제시한 지역이 오랜 기간 개발되지 못했던 건 규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 등의 사정도 있었다. 현재 공공재개발·재건축은 강남권 등 서울 핵심지역에서는 거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해 당사자와 협의하고 토지를 사들이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 것”이라며 “이런 방식으로 민간 재건축·재개발을 대체할 만큼의 물량이 나올 수 있을 것 인지, 그 지역의 일부 개발에만 그친다면 질 좋은 주거환경을 보장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공공 주도 역시 민간의 호응이 이뤄져야 추진할 수 있는 것”이라며 “또 자연스럽게 임대 비중이 늘어날텐데 이것이 시장에서 원하는 형태의 주택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

한편, 변 후보자는 과거 언행으로 막말 논란이 불거지자 연일 해명에 나서고 있다. 변 후보자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구의역 김군’ 사고 원인을 피해자의 부주의로 돌리고, 공유주택에 사는 사람들에 대해 ‘못사는 사람들’이라고 한 사실이 최근 전해지면서 논란을 빚었다. 지인 특혜 채용, 태양광 업체 밀어주기 의혹 등도 제기된 상태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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