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8일부터 한달간 도쿄 등 긴급사태
스가 “예정대로 올림픽 개최”
日 올림픽조직위원장 “불안? 전혀 아니다”
2월 중순 IOC·도쿄조직위 합동회의 고비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일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에 8일부터 한달간 긴급사태를 선포하면서 200일도 남지 않은 도쿄올림픽 개최에 빨간불이 켜졌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올림픽 개최를 자신하고 있지만 감염 확산을 조기에 억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8일 일본매체 스포츠호치에 따르면 긴급사태로 도쿄올림픽 개최가 더욱 불투명해진 가운데 오는 2월 중순 예정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의 도쿄 합동회의 때 개최 여부가 첫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당초 2월 합동회의에선 개폐회식의 상세 내용과 관람객 수 등 대회 준비상황에 대한 막바지 의견교환이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1년 미뤄진 올림픽이 또다시 긴급사태 발령 위기에 놓이게 되자 개최여부가 의제에 오를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개최 여부의 판단 시기에 대해 딕 파운드(캐나다) IOC 위원은 “5,6월까지는 (개최여부를) 판단할 것 ”이라고 했지만 2월 중순부터 본격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이 매체는 내다봤다.
스가 총리는 전날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에서 도쿄도와 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 지바현 등 수도권 1도·3현에 이달 8일부터 내달 7일까지 긴급사태를 발령한다고 발표했다. 스가 총리는 도쿄올림픽에 대해선 “감염 대책에 만전을 기해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대회를 실현하겠다는 결의”라고 언급, 올림픽 개최 의지를 재확인했다.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장 역시 “불안? 그런 건 전혀 없다”며 “지금 시점에 왜 하지 않겠다는 논의를 하나. 올림픽은 7월에 열린다. 준비는 거의 다 돼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긴급사태 기간이 한달에서 더 연장될 수 있다는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일본 정부는 현재 4단계인 코로나19 상황이 3단계로 낮아지면 긴급사태를 해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해제를 서둘렀다가 오히려 재확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긴급사태가 길어질 경우 올림픽 개최는 사실상 물건너간다. 대표 선발, 각국 선수단 입국, 의료진 확보 등 준비할 시간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스포츠호치는 “200일도 안남은 상황에서 긴급사태 재발령의 충격은 크다”며 “더욱 냉랭해진 국내 여론, 국제적 이미지 악화 등 올림픽 정상개최를 낙관할 수 있는 요소가 많지 않다”고 진단했다.
NHK가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도쿄올림픽을 다시 연기하거나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은 63%로 석 달 전 조사 때보다 부정적 반응이 15% 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긴급사태 속 여론은 더 악화됐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