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억대는커녕 평균 연봉이라도 올라야 하는 것 아닌가요?”
더존비즈온이 지난해 연매출 3000억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지만 직원들 평균 연봉은 전년도와 동일해 내부 불만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최근 네이버와 엔씨소프트가 평균 연봉 1억원대로 올라서고, IT업계 전반적으로 연봉 인상 바람이 거센 가운데 더존비즈온은 역대급 실적을 올리고도 직원 평균 연봉은 제자리여서 추후 보상에 대한 갈등도 예상된다.
18일 더존비즈온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인 평균 급여액은 4600만원으로, 전년도와 동일했다. 2018년 4300만원에서 2019년 4600만원으로 오른 뒤 지난해에도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회사 전체 실적은 고공행진을 기록했지만 직원 평균 연봉은 전혀 오르지 않은 셈이다.
실제 더존비즈온은 2020년 연간 실적에서 연결 기준 매출 3065억원, 영업이익 767억원을 달성하며 최고 실적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전년도와 비교해 매출은 17%, 영업이익은 15% 증가한 수치이다. 이로써 더존비즈온은 2017년 매출 2000억원 돌파 이후 3년 만에 ‘3000억원 고지’까지 밟았다. 동시 25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 상승 기조를 이어갔다.
반면 평균 연봉은 전년도 수준과 똑같아 회사 내부에서도 적지 않은 불만이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입 연봉에 비해 연차가 쌓일수록 연봉 인상률이 낮다는 반발과 중견 소프트웨어기업으로서의 명성에 비해 복지와 대우가 약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타 소프트웨어기업과 비교해도 더존비즈온의 직원 평균 연봉은 현저하게 낮다. 안랩의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은 5900만원으로, 더존비즈온이 안랩보다 1300만원 이상 적다. 안랩 1인당 평균 급여는 2019년 5200만원에서 지난해 5900만원으로 올랐다.
아직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은 한글과컴퓨터는 2019년 직원 평균 연봉이 6800만원이었다. 더존비즈온이 이보다 2000만원 이상 낮은 셈이다.
더존비즈온 측은 “신입사원 채용이 많아지고 고연차 직원 퇴사도 이어지면서 나타난 결과로 보인다”며 “현재 인센티브 등 보상 체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 중으로 연봉 외 복지 수준을 높이는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IT업계를 강타한 연봉 인상 붐은 넥슨부터 시작됐다. 넥슨이 최근 개발직 신입사원의 연봉을 5000만원으로 올리자 넷마블과 컴투스 등이 뒤따랐다. 크래프톤, 직방 등은 한술 더 떠 신입사원 연봉을 6000만원으로 높이며 재직 개발자 연봉을 2000만원씩 올리기로 했다. 엔씨소프트는 개발직군 연봉 1300만원 인상과 함께 대졸 초임제까지 폐지하며 사실상 ‘신입 억대 연봉 시대’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