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지중해식단은 타이틀이 많다. 미국 US뉴스앤월드리포트(U.S. News and World Report)가 해마다 선정하는 ‘최고의 다이어트 식단’ 순위에서도 최근 3년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건강식으로도 유명한 지중해 식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에 따라 면역력에 좋은 식단으로도 언급되고 있다.

지난해 영국의 주요 일간지인 가디언과 데일리텔레그래프는 면역력 증진을 위한 식이요법으로 지중해 식단을 꼽은 바 있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단이 면역력에 도움된다는 전문가 의견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면역학자 제나 맥시오치(Jenna Macciochi) 박사는 “우리 몸이 감염과 싸우는데 필요한 다양한 항산화 및 항염증 영양소를 충분히 제공해 주는 이상적인 식단”이라며 지중해식 식단을 권장했다.

서양 식단인 지중해 식단은 얼핏 국내에서 따라하기 어려울 것 같지만 식물성 위주 식단에 포인트를 둔다면 쉽다. 미국의 유명 영양학 박사인 라하프 알 보치(Rahaf Al Bochi)는 CNN을 통해 지중해 식단을 일상에서 시도하기 위한 구체적 방법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과일과 채소, 곡물, 견과류 및 씨앗과 같은 식물에 중점을 두면 된다”고 하면서 “생선 및 해산물은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섭취하고, 달걀은 괜찮지만 육류와 과자 등 인스턴트 식품은 제한한다”고 했다.

탄수화물의 경우 기본적으로 통곡물 위주로 먹으면 된다. 전통 지중해 식단에서는 퀴노아나 아마란스, 파로, 스펠트 등 다양한 고대 곡물을 사용한다. 각각의 맛과 질감, 영양소가 다르므로 다양한 곡물을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아침 식사로 오트밀이나 그래놀라와 같은 통곡물 시리얼을 두유나 아몬드밀크 등에 넣어 먹어도 좋다. 국내에서는 쌀밥 대신 현미나 귀리, 콩 등 다양한 잡곡을 넣어 밥을 지으면 된다.

이와 함께 그릇에는 빨간색과 노란색, 초록색 등 다양한 색상을 지닌 채소와 과일을 놓아야 한다. 또한 허브와 향신료로 식재료의 향기와 맛을 더해주고,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로 조리하는 것도 특징이다.

지중해 식단의 이점을 최대한 극대화하려면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도 필요하다. 알 보치 영양학 박사는 “단백질의 필요량을 채우기 위해 매일 고기와 가금류를 먹을 필요는 없다. 콩과 렌틸콩 등의 식물성 식품들도 훌륭한 원천이며, 섬유질과 비타민, 항산화제도 풍부하게 공급해주는 이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제안하는 단백질 식재료는 렌틸콩, 이집트콩이다. 수프나 샐러드에 넣어도 맛있으며, 채식 버거에 활용해도 좋다. 연어 역시 지중해 식단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백질 식품이다.

간식으로는 견과류와 씨앗으로 구성된 음식이나 건강한 전통 그리스식 요거트를 소량 먹는다. 음료로는 설탕이 들어간 과일주스 대신 제철 과일로 만든 신선한 착즙주스를 먹는다. 알 보치 박사는 “계절 과일을 먹는 것이 지중해 지역에서는 가장 인기있는 디저트”라며 “일반적인 쿠키나 파이, 케이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약간의 꿀을 곁들인 석류주스나 과일에 아보카도를 더해 만든 스무디도 좋다. 알 보치 박사는 지중해 식단을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일주일에 하루 식물성 식사를 시도하고, 이후 일주일에 두 번으로 횟수를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코로나 시기에 최고’라는 이 식단[식탐]

흥미로운 점은 지중해 식단의 기본 원리가 음식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지중해 식단은 가족이나 지인과의 식사를 통해 이뤄지는 사교를 중요하게 여긴다. 대화를 하면서 식사 시간을 늘리고 정서에 긍정적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알 보치 박사는 “한 끼 식사에서 최소 20분 이상 음식을 먹어야 한다”며 “TV를 끄고, 휴대폰을 치우고, 천천히 씹으면서 즐겁게 대화하라”고 조언했다.

한편 지중해 식단은 당뇨나 심장병, 치매 위험의 감소와 연관지어 그 효능을 입증한 연구들이 여럿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유방암 전이와 재발을 막는 데 지중해 식단이 효과적이라는 국내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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