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인기 떨어진 선글라스
“올 여름도 집콕”…표정 관리 들어간 가전업체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최근 며칠간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되는 등 역대급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손선풍기를 비롯해 밀짚모자, 죽부인, 아이스크림, 얼음 등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용품이 날개 돋힌 듯 팔리고 있다. 일부에선 ‘없어서 못 팔 정도’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역대급 무더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강제 집콕’ 기간도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창문형 에어컨, 선풍기 등 소형 가전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반면, ‘여름 필수템’으로 각광받던 선글라스는 2년 연속 ‘찬밥’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선글라스까지 쓰면 얼굴 90% 이상이 가려져 소비자 선호도가 줄었기 때문이다.
날개 돋힌 듯 팔리는 여름용품…선글라스는 올해도 찬밥 신세
15일 G마켓에 따르면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된 지난 주말부터 관련 상품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최근 4일(7월 10일~13일)동안 양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7%, 손선풍기는 31%, 밀짚모자는 22% 증가했다. 집에서 사용할 수 있는 왕골자리의 매출신장률은 143%, 죽부인은 10% 늘었다.
같은 기간 편의점에서는 얼음이 날개 돋친 듯 팔렸다. CU, GS25, 세븐일레븐에서는 아이스크림 매출이 전주 대비 각각 53.4%, 80%, 13.2% 뛰었다. 얼음 매출 역시 63.8%, 86%, 19.7% 상승했다. 세븐일레븐 커피 ‘세븐카페’ 아이스음료도 직전 일주일보다 매출이 19.1% 올랐다.
더위로 뜨거워진 피부를 진정시킬 수 있는 화장품도 평소보다 많이 팔렸다. CJ올리브영이 최근 일주일(7월 7일~13일) 매출을 분석한 결과, 쿨링 마스크팩은 직전 일주일보다 25%, 데오드란트 제품은 15% 가량 더 팔렸다.
하지만, 한 때 ‘여름철 필수품’으로 불리던 선글라스는 2년 연속 매출 부진을 겪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7월(7월 1일~13일) 선글라스 매출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36% 역신장했다. 신세계백화점도 같은 기간 선글라스 매출이 4% 빠졌다. 지난해 7월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7월 롯데백화점 선글라스 매출은 2019년 대비 36%, 신세게백화점은 30% 가량 감소했다. 여름철 휴양지 방문이 예년보다 줄어들고, 착용할 경우 얼굴이 많이 가려진다는 점이 선글라스 인기 하락 원인으로 꼽힌다.
에어컨·선풍기, 매출 많게는 6배 뛰었다…표정 관리 들어간 가전업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생활가전 수요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여름 휴가를 집에서 보내는 ‘홈캉스족’도 함께 늘면서 에어컨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G마켓 조사에 따르면 최근 4일간 에어컨과 선풍기 매출이 크게는 6배 가까이 뛰었다. 이동식에어컨 매출은 전년 동기 498%, 창문형에어컨은 442% 증가했다. 냉풍기는 185%, 써큘레이터는 178%로 매출이 2배 넘게 가량했다.
가전 판매 업체들도 ‘짧은 장마, 긴 폭염’ 특수를 누리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에서 이달 (7월 1일 ~13일) 판매된 에어컨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늘었다. 전자랜드도 전년 동기간 대비 에어컨 판매량이 80% 증가했다.
상황이 이러자 ‘2018년 에어컨 특수’ 현상이 제현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진 2018년 수준의 더위와 열돔현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는 기상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17년과 2018년 당시 에어컨 판매량은 업계 추산 250만대로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실제, 일부 지역에선 에어컨 판매가 폭주하다 보니 설치가 지연되고 있다. 이재완 롯데하이마트 SCM팀장은 “2018년 폭염으로 에어컨을 늦게 구입한 소비자들은 설치까지 최대 15일을 기다려야 했다”며, “이미 남부지역은 에어컨 설치가 하루씩 밀리는 지역이 생기고 있기 때문에 구입 계획이 있다면 서둘러야 설치 지연으로 인한 불편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