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6.9도 넘어 역대 최고기온 기록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스페인에서 기록적인 폭염과 함께 발생한 산불로 800여명이 대피했다.
15일(현지시간) AP·AFP 통신에 따르면 스페인 군비상대책본부는 이날 스페인 중부 아빌라주(州)에 산불이 발생해 항공기 12대와 헬기 1대, 소방대원 200여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스페인 기상청은 주말 아빌라 지역의 상대 습도가 8%까지 떨어져 불이 붙기 쉬운 매우 건조한 날씨를 보였다고 전했다.
스페인 적십자는 트위터에 긴급구조대가 고령의 주민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는 사진과 진화용 항공기가 불에 타는 농업용 건물에 물을 뿌리는 사진을 공개했다.
산불이 발생한 아빌라주 카스티야와 레온 지방 정부는 인명 피해에 대비해 여러 마을에서 주민을 대피시켰다.
현지 언론은 이번 산불로 5000㏊의 숲이 소실됐으며, 500명이 불길을 피해 체육시설로 대피했다고 보도했다.
산불 피해를 본 솔로산초시 시장은 “우리 산이 불에 탔다. 매우 끔찍한 느낌이다”며 “모든 것이 검은색이다”고 말했다.
스페인 동부 발렌시아 지역에서는 심한 뇌우로 인한 산불이 발생해 주민 300명이 대피했다.
군비상대책본주는 화재 진압을 위해 항공기 2대와 헬기 1대를 투입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대피한 주민들에 대해 연대를 표하고, 그들의 우려와 고통을 절감한다”면서 “화재를 수습하고 있는 긴급 구조대에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베리아반도에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주말 첫날인 14일 스페인 남부 코르도바의 최고 기온이 47.4도까지 치솟았다고 AFP는 전했다.
스페인 기상청은 남부 코르도바의 이번 기록이 지난 2017년 7월 기록한 역대 최고 기온인 46.9도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루벤 델 캄포 기상청 대변인은 “(이 기록이) 확정될 경우 스페인에서 신뢰성 있게 측정된 최고 기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인을 강타한 극심한 폭염은 15일에도 이어지면서 5개 지역이 여전히 극심한 기온에 대한 경보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기후 과학자들은 탄소 배출로 인한 기후 변화가 지구의 온도를 올리면서 폭염, 가뭄, 산불, 홍수, 폭풍과 같은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남유럽 지역에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그리스에서도 산불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이미 올해 들어 이달 5일까지 유럽에서 발생한 산불은 이전 12년 동안의 평균보다 최소 55% 더 많은 면적을 태운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