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사람보다 더 벌었다… 춤추던 가짜 여성 벌써 수억 벌었다!”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화제를 모았던 가상 인간 ‘로지’의 수입이 화제다. 신한라이프 광고가 화제를 모으면서 올해에만 수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로지는 콘텐츠 크리에이티브그룹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가 지난해 선보인 버추얼 인플루언서, 가상 인간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가상 인간 로지는 올해 광고 등을 통해 수억원을 벌었다. 현재 로지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4만9000명. 사람으로 치면 ‘마이크로 인플루언서’ 수준이다. 인플루언서로서 팔로워 수는 많지 않지만 ‘가상 인간’이 지니는 상징성 덕에 상당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광고제품 카테고리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팔로워 수가 5만명인 인플루언서의 광고 단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당 15만~20만원 정도다. 최근 주목받는 인플루언서이거나 뷰티, 럭셔리 등 인기 분야에서는 건당 100만~500만원가량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로지가 지난달 출연한 신한라이프 광고가 큰 화제를 모으면서 ‘혁신’ 이미지를 원하는 기업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이 합병해 지난달 출범한 생명보험회사다. 고정관념을 깨고 MZ세대에 어필하기 위해 가상 인물인 로지를 모델로 택했다. 로지는 최근 쉐보레의 전기차 ‘볼트 EUV’ 모델 활동도 시작했다.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 관계자는 “신한라이프 이후 광고·협찬 문의가 쇄도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상업적으로 가기보다는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대중과의 접점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이미지에 걸맞은 광고 위주로 선정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로지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게시글은 인플루언서 활동으로 기획된 사진·영상으로, 일상적인 모습은 물론 제로 웨이스트, 업사이클링 등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다. 이 중 유료 광고는 극소수라는 설명이다.
‘디오비스튜디오’가 만든 가상 인물 ‘루이’ 또한 현실 속 업체와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CJ온스타일과 손잡고 더엣지(The AtG) 브랜드의 패션 콘텐츠를 선보였다. 컬래버레이션한 의상을 입고 유튜브에 가수 이무진의 신곡 ‘신호등’을 부른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가상 인플루언서 ‘릴 미켈라(Lil Miquela)’를 마케팅 모델로 기용했다. 릴 미켈라는 디지털 캠페인 ‘팀 갤럭시’ 멤버 4명 중 1명으로 활동했다. 해당 캠페인은 밀레니얼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분야별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했는데, 이 중 한 명으로 가상 인간 릴 미켈라가 선정됐다. 릴 미켈라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가상 인간이다. 300만명이 넘는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했다. 지난해 1170만달러, 우리 돈 약 130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또 다른 가상 인간 ‘이마(IMMA)’도 한 해 7억원 상당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는 가구 브랜드 이케아(IKEA)와 포르쉐 등 기업의 모델로 활동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마를 만든 일본의 3D이미징회사 AWW는 지난해 시드 투자로 100만달러(11억원)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