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전환 기술검토 착수
사재기 단속...신고센터 운영
물류대란 가능성을 불러일으킨 중국발 요소수 품귀 현상을 응급 진화하기 위해 이르면 다음주부터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해 시중에 공급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산업용 요소수 등의 현황 파악을 완료하고 차량용 전환을 위한 환경부의 기술검토에 착수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일각에서 나타나고 있는 요소수 사재기에 대응해 다음주부터 신고센터를 설치·운영하는 등 매점매석 행위에 대한 단속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4일 관련 정부 부처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철강, 화력발전, 시멘트업계 등 요소수를 사용하는 주요 업계의 요소수 재고 파악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 기술 검토를 마치는 대로 내주부터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공급한다는 방안이다. ▶관련기사 9면
다만 산업용을 차량용으로 전환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산업용 요소수는 용도가 다양한 만큼 물량은 어느 정도 확보 가능하지만 모두 차량용으로 쓸 수 있을 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환경부는 현재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할 수 있는 지에 대한 기술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기술 검토 결과는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중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소수는 미세먼지 주범인 질소산화물을 질소와 물로 분해해 배출가스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경유차량 외 제철소나 발전소, 소각장, 석유화학이나 시멘트 공장의 일부 공정에 사용되는데 요소수 품귀 현상이 발생하면서 경유를 사용하는 화물차 약 200만대의 운행이 ‘전면 스톱’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제공할 경우, 산업 분야에서 요소수를 쓰지 못해 발생하는 배출가스에 대한 규제 완화에 대해서도 부처 간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산업계에서도 대기오염기준에 맞춰 질소산화물을 줄이기 위해 요소수를 사용 중이기 때문에 요소수 재고물량을 차량용으로 전환할 경우 해당 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부는 차량용 요수수 매점매석 행위를 철저히 단속하기로 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폭리를 취할 목적으로 요소수를 매점하거나 판매를 기피하는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다음주 중 물가안정법에 근거한 차량용 요소수 매점매석행위 금지 등에 관한 고시를 제정·시행하겠다”며 “매점매석행위 신고센터를 설치·운영하고 관계부처 합동 단속반을 가동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요소수는 디젤차량 배출가스 규제 적용 이후 필수품이 됐지만 우리는 그 원료인 요소를 중국으로부터 97% 수입해왔다. 하지만 석탄에서 암모니아를 추출해 요소를 생산하는 중국은 최근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로 자국 요소 생산량이 급감하자 지난달 15일 ‘요소 수출검사 의무화 조치’를 통해 요소 수출을 전면 금지한 바 있다. 이에 정부는 산업용 요소수의 차량용 전환 이외에도 대중국 협의를 통한 수출 재개, 수입대체와 통관 지원, 러시아 등으로 수입처 다변화 방안 등도 추진하고 있다.
김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