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물자원관 관측 이래 최대 규모 ‘8497마리’

멸종위기종 ‘벌매’ 8000여 마리 집단이동 확인
벌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벌매’ 8497마리 이동이 확인됐다. 벌매의 집단 이동은 국내 최대 이동 기록이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9일 올가을 인천 옹진군 소재 소청도에서 맹금류 이동조사를 수행한 결과,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인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벌매’ 8497마리의 이동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맹금류인 벌매는 전국 전역의 숲 가장자리나 초지에서 볼 수 있는 수리과 조류로 봄과 가을에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나그네새다.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인 맹금류는 매과, 수리과, 올빼미과 등의 육식성 조류로 국내에는 50종이 살고 있다. 이 중 21종이 멸종위기 야생생물(I급 4종, II급 17종)로 지정돼 있다. 이번 소청도 조사에서는 벌매 8497마리 등 총 18종 1만 545마리의 맹금류가 소청도를 거쳐 이동한 것이 확인됐다. 이는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가 2019년부터 소청도에서 맹금류 조사를 수행한 이후, 역대 최대 수가 관측된 것이며 국내 최대 이동 기록이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총 18종 1만545마리의 맹금류 중 벌매가 8497마리(80.6%)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말똥가리 527마리(5%), 새호리기 406마리(3.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박진영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연구부장은 “국가철새연구센터가 위치한 옹진군 소청도는 벌매의 국내 최대 이동지역이며 장거리를 이동하는 맹금류 조사에 최적의 장소”라며 “지속적인 조사와 생태 연구를 통해 멸종위기에 처한 맹금류의 보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