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학원 실험 결과 대기오염기준은 충족…환경·차량에 영향은 검증 안돼

환경과학원, 요소수 산업용→차량용 전환
14일 오후 요소수 주요 거점지역 주유소 중 한 곳인 전북 완주군 호남고속도로 순천방향 이서주유소에서 관계자가 화물차에 요소수를 주입하고 있다. [헤럴드경제 DB]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해 요소수 품귀 현상을 해결하려고 했지만 당분간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하는 것은 불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 시 대기오염물질 규제 기준을 충족하지만 다른 환경적 영향과 차량에 미치는 영향 등이 구체적으로 검증되지 않아 추가 실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16일 산업용 요소 또는 요소수를 차량용 요소수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는 지 실험한 결과 이같은 결과가 도출됐다고 발표했다.

환경과학원은 먼저 제철소, 화력발전 등에 쓰이는 비차량용 요소를 차량용 요소수(요소 농도 32.5% 내외)에 맞도록 제조한 시료를 6개 만들고 이중 중상 수준의 알데히드 농도를 가진 시료 2종을 각각 차량에 주입해 주행한 후 배출가스가 오염물질 배출 기준을 충족하는지 이달 2일부터 11일간 검토했다. 시료는 배기량 2천500cc급 경유 화물차(기아 봉고3·2021년식)의 요소수 탱크(용량 약 15ℓ)에 주입했다. 이후 실제 주행해 나오는 배출가스를 분석했고, 그 결과 일산화탄소(CO), 질소산화물(NOx) 등 모든 대기오염물질 규제 기준이 충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에 판매 중인 차량용 요소수와 비교하면 대기오염물질 배출 농도가 대체로 비슷한 것 또한 확인됐다. 독성 물질인 알데히드의 경우 1번 시료는 차량용 대비 7.9% 감소했고, 2번 시료는 19.8%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소수 제조업체, 자동차 제작사, 대기환경 전문가들은 이번 실험 결과에 대해 산업용 요소수 사용에 의한 환경적 영향과 차량의 질소산화물 환원촉매장치에 미치는 안전성 등을 좀 더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 추가 시험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아울러 산업용 요소수의 경우 제조 목적에 따라 성분 함량에 많은 차이가 있어 성분 함량의 조건에 따라 적용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이에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번 시험만으로는 비차량용 요소수의 차량 적용성을 평가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알데히드 농도가 더 낮은 시료 2종과 시험 차종(3.5t 마이티) 등을 추가해 기술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2016년 이후 제작·수입된 경유차는 대기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질소산화물 환원촉매장치(SCR)가 설치돼 있어 차량용 요소수를 주입해야 운행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달 중국산 요소 수입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요소수 품귀 현상이 심각해지자 정부는 차량용보다 여유로운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을지 알아보는 실험이 진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