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계硏, 미세먼지 제거기술 실증 성공

- 기존 장치보다 70% 저감 성능 확인

화력발전소 배출 ‘질소·황산화물’ 동시에 잡는다
김학준(왼쪽 두 번째) 박사 연구팀은 화력발전소의 환경 설비를 모사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습식 촉매를 이용한 NOx, SOx 동시 저감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한국기계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연구진이 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을 기존보다 70%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자체 기술로 개발한 미세먼지 전구물질 제거 기술의 실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18일 밝혔다.

기계연 환경시스템연구본부 환경기계연구실 김학준 박사 연구팀은 한국남부발전과 함께 1년 동안 경남 하동 화력발전소에 발전 용량(500㎿급) 1/1000 규모의 제거 장비를 장착하고 실증에 성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습식 촉매를 이용한 NOx, SOx 동시 저감 장비를 기존 SOx 저감 설비에 추가 장착한 결과 세계적으로 최저 배출 농도 수준인 5ppm 이하를 달성했다. 이는 NOx 배출량을 설치 이전보다 70% 더 절감한 것이다.

디젤 승용차 1대가 1분 동안 NOx가 포함된 배기가스를 5㎥ 배출한다고 가정하면, 디젤 자동차 6000대가 배출하는 양을 줄인 것과 같다.

연구팀은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정전방식 무필터 집진 기술까지 적용해 NOx와 SOx는 물론 초미세먼지까지 제거했다.

이 기술은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연기 속 오염물을 물속 덩어리 형태로 걸러낼 수 있는 기술이다. 먼저 NOx의 비수용성 NO(일산화질소)에 오존을 분사하여 NO2(이산화질소)로 만든 다음 습식 촉매가 녹아있는 SOx 환원제를 분무해 NOx와 SOx를 동시에 녹여 덩어리 형태의 염으로 환원시키는 방식이다.

특히 이 기술은 60도 이하의 매우 낮은 가스 온도에서도 NOx를 제거할 수 있다. 이는 기존 촉매 방식이 300도 이상의 고온에서만 작동할 수 있는 한계를 보완하는 탁월한 기술이다. IT 제조공정과 같이 배기가스 온도가 낮아 촉매 방식의 저감 장치를 적용할 수 없는 산업 분야에도 활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발전소뿐만 아니라, 폐기물 소각로 시설, 제철소, IT 제조공정 등 강화된 환경 규제 대응이 시급한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을 대상으로 실제 설비 규모의 상용화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김학준 기계연 박사는 “앞으로 국내 산업 전반에 세계적 수준의 환경 규제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 된다”라며 “향후 제로 에미션 기술의 확대 적용으로 국내 대기환경 기술의 선진화가 앞당겨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