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통신사 보다폰, 세계 첫 문자메시지 경매
30년전 발신한 메시지, 가격만 2억원 추정
[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MERRY CHRISTMAS(메리 크리스마스)를 팝니다”
30년 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보낸 문자메시지 한 통이 오는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경매에 부쳐진다. 전 세계에 단 하나만 존재하는 특별한 메시지라는 소식에 벌써부터 경매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영국 통신사 보다폰은 트위터를 통해 ‘MERRY CHRISTMAS’라는 단 15글자의 단문으로 된 문자메시지를 NFT(대체불가토큰)로 발행해 경매에 내놓았다고 밝혔다. 외신에서는 낙찰가가 약 2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메시지는 1992년 12월 3일에 발신된 것으로, 세계 최초의 문자메시지로 기록된다. 당시 22살이었던 영국의 프로그래머 닐 팹워스(Neil Papworth)는 컴퓨터로 작성한 이 메시지를 보다폰의 리차트 자비스(Richard Jarvis) 이사에게 보냈다. 세계 최초의 문자 메시지가 탄생한 순간이다.
당시 팹워스는 세마그룹텔레콤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며 보다폰의 단문메시지서비스(SMS)를 개발 중이었다.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팹워스는 훗날 “문자메시지가 이렇게 대중적인 서비스가 될 줄 몰랐다. 지나고보니 내가 보낸 크리스마스 메시지가 모바일 역사의 전환점이 됐다”고 회고했다.
보다폰이 이 세계 최초의 문자메시지를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NFT로 발행해 경매에 내놓기로 하면서 경매시장은 들썩이고 있다. 이번 경매로 보다폰의 개척정신을 내보이고, 동시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세계 최초의 문자메시지를 영원불멸한 것으로 남긴다는 계획이다.
보다폰 측은 “블록체인과 NFT의 발명은 문자메시지가 이룬 엄청난 진보에 비견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이번 경매를 주관하는 프랑스 경매업체 아구츠(Aguttes)도 “세계 최초의 책, 세계 최초의 전화통화, 세계 최초의 이메일 등 모든 발명품은 우리 삶을 바꿔놓았다”며 “1992년의 세계 최초 문자메시지는 인류 역사의 증거이자 기술적 진보다. 좋은 소식을 전하게 됐다.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전했다.
보다폰은 세계 최초의 문자메시지를 NFT로 발행하는 것은 이번 한번 뿐이라고 밝혀 21일 열리는 경매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경매는 온라인으로도 참여가 가능하다.
보다폰은 이번 크리스마스 시즌의 온기를 더하기 위해 이번 경매 수익금을 유엔난민기구(UNHCR) 전액 기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