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겪지 않아도 될 고통을 겪게 한, 내 손으로 백신 예약하고 맞힌 내 손을 자르고 싶은 심정이다”.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한 중학생 딸이 뇌경색과 유사한 이상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학부모의 청원글이 27일 올라왔다. 학부모는 해당 증상이 백신 접종과 인과성이 있는지를 밝혀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중학교 2학년 딸을 둔 엄마라고 자신을 소개한 청원인은 ‘저는 중2 딸을 둔 엄마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에서 “이번 정부 정책으로 (아이에게)12월 17일 1차 코로나 접종을 시켰다”며 “일주일 지난 12월 23일 아침 10시께 아이를 일으켜 세워 앉혀도 바로 쓰러지고 혼자 앉지도 못하고 아빠가 아이를 불러도 바로 보지 못하고 눈이 뒤로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딸 아이는 “담임 교사도 전날까지 기분 좋게 학교에서 잘 생활했던 아이가 어떻게 하루 만에 (이런 일을 겪게 되었냐)”고 할 정도로 일생생활에 문제가 없었다.
청원인은 딸아이를 곧바로 119 신고로 응급실로 옮겼지만 각종 검사에서도 해당 증상의 뚜렷한 원인을 밝히지 못한 상황이다. 그는 “뇌경색 증세를 보인다며 MRI와 CT촬영으로 막힌 혈관을 찾아보았지만 혈관도 막히지 않고 피도 고이지 않았다”며 “이상증상을 찾을 수 없어 상급병원으로 옮겨 뇌파검사를 받았지만 마찬가지였고, 병원에선 더 해줄게 없다고 집으로 가라고 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아이 상태가 호전되어 엄마 아빠와 대화가 조금씩 되더니, 혼자 앉아 있을 수 있게 됐지만 기억력이 떨어지고 손을 떨고 혼자 서있으면 균형잡기가 어렵다”며 “한의원 치료 후에는 혈색이 돌아오고 말을 예전처럼 하고 살살 걸을 수 있지만, 손을 떨거나 앉았다 일어설 때 힘겨워 한다”고 했다.
이에 청원인은 정부를 향해 “하루 만에 어떻게 15살 아이가 이렇게 될 수 있냐”며 “이 증상들이 백신 때문이 아니라면 왜 이런 건지 밝혀달라”고 주장했다. 2차 접종을 하지 않으면 학생들이 주로 드나드는 시설 대부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는 만큼, 관련 사항에 대해 철저하게 검증해달라는 요구다.
그는 딸아이가 “엄마, 2차 접종을 어떻게 해? 나 무서워. 그런데 안 맞으면 학원 못 가잖아. 어떡해?”라고 묻는다며 이 같은 갑갑함을 호소했다. 뒤이어 “어린 아이가 하루 아침에 혀가 말리고 눈동자가 돌아가고 수족을 마음대로 쓰지 못하고…얼마나 두려웠을지 상상이 되냐”며 “우리 가족은 이 아이를 잃을까봐 아이 옆에서 바들바들 떨었다. 그나마 아직 내 곁에 아이가 숨쉬고 있으니 다행이라 해야 하냐”고 되물었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일 방역패스 예외 범위를 18세 이하에서 11세 이하로 조정했다. 12~18세(초등학교 6학년부터 고등학생)도 백신 접종을 받았거나, 검사결과 음성으로 확인돼야 식당·카페·학원·독서실·도서관 등을 출입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