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러시아의 싱크탱크 국제문제위원회(RIAC)의 안드레이 코르투노프 위원장은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대치상태에서 이미 많은 걸 성취했다”고 말했다.
코르투노프 위원장은 이날 블룸버그TV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2월말까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대규모 군병력을 철군시켜 긴장이 완화될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RIAC는 크렘린궁이 설립한 외교정책 전문가 집단이다.
코르투노프 위원장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특정한 안보 보장 요구 사항을 서방으로부터 확보하면서도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막는 걸 계속 추진할 전망이다.
그는 “푸틴이 서방의 관심을 끌기 위해 서방과 우크라이나에 압력을 가하려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는 영국 일간 텔레그라프가 지난 15일 “서방 지도자들이 전쟁을 막기 위해 외교전에 뛰어들며 푸틴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하려고 줄 서는 모양새가 됐다”고 보도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푸틴 대통령은 작년 11월 우크라이나 사태가 본격화한 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세 차례 전화회담을 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각각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나 대면회담을 통해 긴장 완화를 위한 외교전에 나섰다.
영국 잡지 더스펙테이터는 최근 ‘푸틴이 승리한 이유’라는 기사에서 “나토가 이렇게 쇠약해 보인 적이 없었고, 서방 국가가 러시아 문제로 이렇게 분열된 적이 없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러시아가 촉발하고 있는 긴장 완화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은 독일 뮌헨에서 19일 회의를 연다.
푸틴 대통령과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이날 저녁 전화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 등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