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열
[사진=유희열]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가수 유희열이 일본 영화음악의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坂本龍一)의 곡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하자, 사카모토는 "법적 조치가 필요한 수준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카모토 측은 ‘유희열의 생활음악에 대한 입장문’을 20일 공개하며 “늦었지만 본 입장문을 통해서 어느 정도 오해가 해소되길 희망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유희열은 지난 14일 소속사 ‘안테나’의 공식 페이스북에 “’유희열의 생활음악’ 프로젝트의 두 번째 트랙인 ‘아주 사적인 밤’과 사카모토 류이치의 ‘아쿠아(Aqua)’가 유사하다는 제보를 검토한 결과, 곡의 메인 테마가 충분히 유사하다는 데 동의하게 됐다”고 했다.

‘아주 사적인 밤’은 유희열이 작년 8월부터 진행한 ‘유희열의 생활음악’의 하나로 같은 해 9월29일 유튜브에 공개한 곡이다. 그런데 메인 테마가 사카모토 류이치의 '아쿠아'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일부에서 최근 나오기 시작했다.

유희열은 “긴 시간 가장 영향받고 존경하는 뮤지션이기에 무의식 중에 저의 기억 속에 남아있던 유사한 진행 방식으로 곡을 쓰게 됐다”며 “발표 당시 저의 순수 창작물로 생각했지만 두 곡의 유사성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충분히 살피지 못하고 많은 분들에게 실망을 드린 것에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무엇보다 사카모토 류이치 선생님과 팬분들에게 불미스러운 일을 만들었다는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오랜 팬의 입장에서 사카모토 선생님의 건강이 매우 좋지 않다는 사실이 더욱 마음을 아프게 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한 유희열은 LP 발매 시기를 연장했고, 사카모토 측과 연락을 통해 저작권 관련 문제를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사카모토 류이치는 입장문에서 “나에게 본 사안을 제보해주신 팬 여러분과 이 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려는 유희열의 솔직한 의도에 감사드린다. 두 곡의 유사성은 있지만, 제 작품 ‘아쿠아’를 보호하기 위한 어떠한 법적 조치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리고 나의 악곡에 대한 그의 큰 존경심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나는 내가 사랑하고 존경하며, 많은 것을 배운 바흐나 드뷔시에게서 분명히 강한 영향을 받은 몇몇 곡들을 갖고 있다. 하지만 내가 바흐나 드뷔시와 같은 수준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니므로 오해를 알아달라”고 덧붙였다.

그는 “모든 창작물은 기존 예술에 영향을 받는다. (책임의 범위 안에서) 거기에 자신의 독창성을 5~10% 정도를 가미한다면 그것은 훌륭하고 감사할 일이다. 그것이 내 오랜 생각이다”라며 “나는 여전히 내가 만드는 모든 음악에서 독창성의 비율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또한 예술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유희열의 새 앨범에 행운을 기하며, 그에게 최고를 기원한다”며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