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강동원도 썼는데” 20년만에 ‘퇴출’ 위기 무슨 일?
PMP시장에서 제조사 브랜드 선호도 1위를 안겨줬던 코원의 PMP 'O2'. [온라인 커뮤니티]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이거로 노래랑 인강(인터넷강의) 듣고, 전자사전으로도 썼는데….”

2000년대 MP3플레이어와 PMP로 이름을 알렸던 국내 IT기업 코원플레이가 상장 20년 만에 주식시장에서 퇴출 위기에 놓였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기존 사업이 빠르게 쇠락한 가운데 새롭게 뛰어든 모바일게임사업도 위축되면서 상장폐지 위기에 내몰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코원플레이는 올해 상반기 재무제표 감사에서 의견 거절을 받아 또다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의견 거절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바 있다.

“한때 강동원도 썼는데” 20년만에 ‘퇴출’ 위기 무슨 일?
코원의 PMP 광고. [온라인 커뮤니티]

주식시장에서의 매매거래는 이미 지난해 1월 4일 이후 1년8개월째 정지된 상태다. 전체 매출의 73%를 차지하는 온라인게임 ‘해전1942’ ‘해전M’ 퍼블리싱계약이 2020년 12월 31일부로 종료되면서 매출에 심각한 공백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영업 적자가 수년째 지속되는 상황에서 올 상반기 매출액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70% 줄어든 11억9400만원에 그쳤다. 악재가 거듭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아직 상장폐지 여부에 대한 심의를 진행 중이다.

“한때 강동원도 썼는데” 20년만에 ‘퇴출’ 위기 무슨 일?
2006년 MP3 플레이어와 PMP, 전자사전을 결합해 선보인 코원의 ‘D2’. [유튜브 'AVING']

코원(COWON)은 30·40대의 학창 시절을 함께했던 MP3플레이어와 PMP회사로 친숙하다. 코원의 첫 MP3 브랜드였던 ‘아이오디오(iAudio)’가 대표적이다. 2006년 MP3플레이어와 PMP, 전자사전을 결합해 선보인 ‘D2’는 코원에 전성기를 가져다준 제품으로 꼽힌다.

광고모델도 화려했다. 배우 이준기를 시작으로 소지섭, 강동원이 배턴을 이어받으며 브랜드 인지도를 빠르게 끌어올렸다.

그러나 음악감상과 동영상 시청, 인터넷 검색 등이 모두 되는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기능이 한정된 코원의 MP3와 PDP는 시장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다. 신사업 모색에 안간힘을 쓰던 코원은 2012년 차량용 블랙박스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한때 강동원도 썼는데” 20년만에 ‘퇴출’ 위기 무슨 일?
코원의 MP3플레이어 'J3'. [온라인 커뮤니티]

2016년 중국 게임사 신스타임즈에 인수되며 모바일게임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게임 '해전1942' 등을 국내에 배급하며 부활을 노렸으나 이마저도 지난해 국내 배급계약이 끝났다. 그사이 대주주가 여러 번 바뀌고 사명도 ‘코원시스템→신스타임즈→네스엠→씨오더블유오엔→코원플레이’로 변경됐다.

현재 코원플레이는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한 상태다. 회사 측은 이날 공시를 통해 “법원으로부터 회생 절차 개시 신청에 대한 결정이 있을 때까지 금전채무에 관한 변제 또는 담보 제공, 자금 차입, 임직원의 채용 등을 해서는 안 된다는 재산보전처분 결정을 받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