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한국은 싫은데 이건 못 끊는다?”
중국 정부의 한한령(한국 콘텐츠 유통 제한)으로 네이버웹툰, 카카오웹툰 등 한국 웹툰 플랫폼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좀처럼 성과 내지 못하고 있는 반면, 한국 웹툰의 인기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현지 웹툰 ‘베스트셀러’ 순위권을 점령하는가 하면, 한국 웹툰을 원작으로 만든 영상 콘텐츠도 큰 관심을 얻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현지 1위 웹툰 플랫폼 ‘콰이칸 만화’의 베스트셀러 2위와 3위에 한국 웹툰이 이름을 올렸다.
로맨스판타지 장르의 웹툰 ‘상수리나무 아래’가 2위를 차지했고, 액션판타지 장르의 ‘나 혼자만 레벨업’이 3위에 올랐다. 그밖에 ▷엘리시온의 신부 ▷악역의 엔딩은 죽음뿐 ▷이번 생은 가주가 되겠습니다 등이 30위권 내에 포진했다.
콰이칸 만화는 중국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최대 웹툰 플랫폼으로 이용자 수만 3억4000만명에 이른다.
2016년 주한미군의 사드(THAAD) 배치에 따른 보복으로 시작된 중국의 한한령으로 네이버웹툰, 카카오웹툰 등 한국 웹툰 플랫폼 기업들의 현지 진출은 좀처럼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만화·애니메이션 강국’ 일본 시장은 물론 미국, 유럽, 남미, 동남아 등지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것과 달리, 중국에서는 주요 웹툰 플랫폼 순위권 내에 들지 못하는 상황이다.
반면 드라마, 영화 대비 상대적으로 심의가 느슨한 웹툰은 활발하게 수출되고 있다. 한국 웹툰을 원작으로 한 현지 영화, 드라마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9일 개봉한 영화 ‘두싱웨추’는 조석 작가의 웹툰 ‘문유’를 토대로 제작됐다. 개봉 이후 5000억원의 수입을 올리며 2022년 중국 흥행 영화 2위에 올랐다. 이달 중에는 강풀 작가의 웹툰 ‘마녀’를 각색한 영화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다만 한한령의 여파로 한국 웹툰이 원작이라는 출처는 정확히 밝히지 않은 채 상영하고 있어 논란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