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배달음식 안 먹는다더니…배달앱 이용자수 역대급, 무슨 일?”
지난달 배달의민족 월간활성사용자수(MAU)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높은 물가와 배달비 부담으로 음식 배달을 줄인다는 분위기와 정반대의 수치인 것이다. 그러나 실제 배달량이 늘었는지는 미지수다. 이용자가 늘었더라도, 배달이용건수 및 결제액 감소세는 확연하기 때문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8월 배달의민족 MAU는 2151만8600여명으로, 집계 이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배달앱 이용자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타격은 커녕 오히려 늘어났다. 지난 3월까지 2000만명대를 유지하던 MAU는 4~6월 3개월 연속 감소하며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7~8월에 바로 반등에 성공했다.
배달업계는 그동안 배달 감소가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해왔다. 5~6월 배달앱 이용자수가 줄어든 것은 통상 비수기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업계 안팎의 우려와 달리 실제 사용량에서는 큰 타격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배달앱 이용자수 증가는 절대적인 배달 이용량 증가와 별개다. 1인당 배달주문건수 및 결제 규모가 증가했는지 따져봐야할 필요가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배달앱 3사(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결제 금액은 1조8700만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3월 대비 21% 줄어들었다. 주문 건수와 결제액이 늘어야 실제 배달 이용량이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배달업계는 철저히 주문건수를 비공개로 하고 있다.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은 지난 2019년까지는 월별주문건수를 공개해왔다. 같은해 12월 배달의민족 월별 주문 건수는 총 4200만건으로 전년동기(2800만건) 대비 1.5배 늘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주문건수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홈페이지를 통해 우아한형제들의 한달 주문 건수가 월간 기준 최초로 1억건을 돌파했다고 밝힌 것이 마지막이다.
물가 상승,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인한 배달비 부담 증가는 명백하다. 이용자들은 배달앱을 통해 포장 주문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현재 주요 배달앱들은 연말까지 포장 수수료를 무료로 하는 프로모션을 유지 중이지만, 내년부터는 유료화 될 가능성이 크다. 수익화 개선을 위한 수수료 정상화를 둘러싼 갈등이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