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SM엔터테인먼트 ‘제왕’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올 연말을 기점으로 물러난다.
14일 SM엔터테인먼트는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 회사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계약을 12월 31일 조기 종료한다고 공시했다. 라이크기획은 SM의 음반 자문과 프로듀싱 외주 업무를 담당하는 곳으로 이 총괄 프로듀서가 설립한 개인 회사다. SM이 올해 라이크기획에 지급한 라이선스 금액은 240억원에 달하는 등 매년 수백억원을 지급하고 있다. 계약 해지는 과도한 비용을 지급하고 있다는 주주들의 반발에 따른 결정이다.
특히 이 총괄 프로듀서는 자신이 보유한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익의 상당 부분을 대주주가 가져가는 기형적인 구조가 사라지면서 매각 작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주가도 급등했다. 14일 SM엔터테인먼트 주가는 9%대 상승한 6만9200에 마감했다.
라이크기획은 지금의 'SM 왕국'의 기초를 닦은 H.O.T.가 한창 활동하던 지난 1997년 이 총괄 프로듀서가 설립한 회사다. 이 총괄 프로듀서는 2010년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뒤에는 SM으로부터 공식적인 임금은 받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가 라이크기획을 통해 여전히 막대한 수익을 가져가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비판을 받아왔다.
무엇보다 SM과 라이크기획 간 계약 종료로 이 총괄 프로듀서와 관련한 지배구조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에선 오랫동안 답보 상태에 있던 이수만 프로듀서 보유 지분(약 18%) 매각도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SM 인수 후보로 CJ와 카카오 등이 거론됐지만, 무엇보다 카카오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총괄 프로듀서는 지분 가치인 3000억원에 더해 수천억원에 달하는 '플러스알파'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와 SM엔터테인먼트는 오랜 기간 인수 협상을 벌여 왔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콘텐츠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 총괄프로듀서의 SM 지분 18% 매입을 올초 마무리하려 했으나 이 총괄프로듀서의 요구조건 탓에 협상이 지지부진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의 인수 조건 중 하나로 꼽혔던 요구 사항을 이수만 총괄이 받아들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M과 라이크기획 간 계약 종료로 매각 논의가 빠르게 다시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조건만 맞는다면 SM 인수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