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J 배지터 “비난 자제 해달라”

사람 구하는데
BJ 배지터 [배지터 아프리카TV 방송국]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이태원 압사 사고 당시 사람을 구하던 BJ에게 “그만하라”고 소리친 남성에 대한 비난이 커지고 있지만, 이 남성 역시 현장에서 피해자 구조에 동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BJ 배지터는 1일 아프리카TV 방송에서 당시 구조를 멈추라고 한 남성에 대해 “그분도 그전까지는 계속 도와줬다”고 밝혔다.

배지터는 지난달 29일 이태원 사고 현장에서 해밀톤호텔 외부 계단에 있는 난간으로 피해자를 끌어 올려 약 5~6명의 시민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작업은 그의 생방송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졌는데, 당시 한 남성이 배지터를 향해 “그만 올려”라고 소리치는 장면이 녹화돼 사람들의 원성을 샀다.

구조된 인원으로 난간에 남은 공간이 부족해지자 언성을 높인 것이다. 다만 배지터는 당시 이 남성에게 “한 명만 더, 한 명만 더”라며 구조를 이어갔다.

배지터는 “다 같이 거기에서 빠져나온 건데 신상은 털지 말아 달라. 그분도 이해된다. 지켜야 할 사람이 있었을 것”이라며 자제를 촉구했다.

또 난간에서 호텔로 들어가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저도 그 당시에는 왜 못 들어가는지 이해가 안 됐다. 그런데 그때 사람들이 다 껴있었다. 공중에 떠 있어 갈 수가 없었다. 몇 명이 난간 밖으로 몸을 뺀 뒤에 나머지 인원이 이동해야 됐다”고 설명했다.

배지터는 자신을 난간으로 올려준 '청자켓 의인'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표시했다. 당시 배지터 역시 인파에 끼어 압사 위기에 처해있다가 난간 위로 구조됐는데, 이 과정에서 청자켓을 입은 남성이 배지터가 올라갈 수 있게 지탱해줬다. 이 장면이 배지터의 카메라에 잡혀 이 남성은 ‘청자켓 의인’으로 불리고 있다.

배지터는 “옆에 사람은 숨 못 쉬고 있고, (나도) 공간 확보도 안되고 피도 안 통했다”며 “위를 봤는데 (난간이) 너무 높았다. 그런데 살아야겠단 생각으로 올라갔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는 “옆에 남자를 밟으라고 해서 밟고 위에서 당겨줘서 올라갔다. 혼자 올라가면 절대 못 올라간다”고 말했다.

구조 과정에서는 반대편 술집에 있는 시민들과 소통하며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배지터는 “술집에서 물을 던져주면 우리 쪽에서 받아 아래쪽 사람들에게 뿌려줬다. 살게 하려고”라며 “앞에서 소방관들은 산소를 뿌려줬고 양쪽에선 물을 뿌려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지난달 29일 밤 이태원 압사 사고로 1일까지 사상자는 308명으로, 이 가운데 156명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