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이태원 참사로 사망한 박 율리아나(25) 씨의 부친이 "국민에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고마움의 뜻을 밝혔다.
앞서 율리아나 씨의 부친인 고려인 3세 박 아르투르 씨는 딸의 시신을 고향 러시아로 운구하는데 5000달러(약 709만원)가 필요한데 구할 길이 없다고 2일 언론 등에 호소했다. 오는 4일 강원도 동해시 동해항에서 출발하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행 페리선을 타야 하는데 이를 놓치면 일주일을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아르투르 씨의 소식을 접한 시민과 여러 단체는 자발적으로 기부금을 냈다. 이 중에는 배우 이영애 씨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덕에 딸을 러시아로 안전하게 옮길 수 있었다.
아르투르 씨는 3일 오후 5시께 인천 연수구 함박종합사회복지관에서 이뤄진 추도식에서 "계좌에 1000원부터 50만원까지 돈이 들어왔다"며 "금액 상관없이 대한민국 국민들이 많은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에게 마음의 빚을 졌다"며 "어려운 상황 속 도움의 손길을 내민 한국 국민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배우 이영애 씨 측은 이번 추도식이 끝난 후 조문객이 드문 시간에 분향소를 찾아 성금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이 씨가 문화예술분야 자문위원장으로 있는 한국장애인복지재단 측은 성금과 함께 이 씨의 편지도 전달했다. 이 씨는 편지에서 "저는 쌍둥이를 둔 엄마 이영애"라며 "지금 겪고 있는 율리아나 아버님의 고통을 무슨 말로 위로할 수 있겠나"라고 애도 뜻을 전했다고 한다.
러시아 국적의 고려인 박 율리아나 씨는 1년6개월 전 아버지가 생활하고 있는 한국으로 왔다. 인천 연수구 함박마을에 둥지를 튼 율리아나 씨는 올 초부터 유치원 강사로 취업해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쳤다. 율리아나 씨는 지난 29일 핼러윈을 앞두고 직장 동료와 함께 이태원을 찾았다가 사고를 당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로 인한 사망자는 156명이다. 외국인 사망 26명의 출신지는 이란이 5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 4명, 러시아 4명 등이었다. 전날 기준 외국인 7명은 본국 송환이 완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