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 50대 남성 P씨는 최근 중학생 딸이 가격이 200만원에 달하는 ‘맥북’을 사달라고 졸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딸이 아이폰과 애플워치를 사달라고 할 때도 높은 금액에 부담이 됐는데, 이제는 두 전자기기를 상호 연동할 수 있는 맥북을 사달라고 조르기 시작한 것이다. 딸은 “삼성 노트북을 쓰면 친구들 사이에 소외 당한다. 맥북을 사용해야 더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다”고 말했다.
요즘 아이들의 비싼 애플 제품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아이폰뿐 아니라 노트북도 애플 맥북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 사이에 삼성은 아재(아저씨)들이 쓰는 제품으로 통한다. 10대들의 삼성에 대한 선호도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삼성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12일 다나와가 오픈서베이에 의뢰해 만 14세 이상 300명(10대부터 50대 각 연령대 별 60명)을 대상으로 노트북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실제 10대의 애플에 대한 선호도가 20대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10대는 노트북을 새로 구매할 경우 고려하는 브랜드 1순위로 애플(48.3%)을 가장 많이 선택한 반면, 20대는 LG전자(40%)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30대는 삼성전자(41.7%)를 1위로 선택했으며, 40대 및 50대에서도 삼성전자 브랜드를 선택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0대는 16.7%만이 1순위로 애플의 노트북을 고려한다고 응답해 10대 절반 이하의 선호도를 보였다.
문제는 2030의 경우에도 삼성전자 노트북을 선택한 이유가 A/S 등의 판매조건때문이라는 점이다. '성능, 가격, A/S 등 모든 판매조건이 동일하다면 어떤 브랜드의 노트북을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는 20대도 1순위로 애플(41.7%)을 선택했으며, 30대와 40대에서도 각각 애플이 가장 많은 선택(각각 43.3%, 38.3%)을 받았다. 즉, 디자인과 성능 측면에서는 10~30대 모두 애플의 맥북을 선호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현상은 스마트폰에서도 똑같이 일어나고 있다. 실제 한국갤럽이 18세 이상 스마트폰 사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18~29세의 53%가 애플 아이폰을 사용했다. 전 연령대를 통틀어 유일하게 아이폰의 사용 비중이 높았다.
다나와 측은 “10대에서 애플 브랜드에 대한 선호가 특히 두드러지는데, 소프트웨어 호환성이나 가격 등에서 이전 세대와 인식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또 애플은 기기 간 연동이 주는 편리함이 있기 때문에 최근 알파세대 시장 내 아이폰 인기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