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가 뭐라고”...유튜버, 야생 박쥐 먹는 영상 올렸다가 체포
태국의 한 유튜버가 박쥐로 요리를 해먹는 영상을 올려 야생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9일 경찰에 체포됐다. [유튜브 캡처]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태국의 한 유튜버가 야생 박쥐를 요리로 만들어 먹는 영상을 올렸다가 야생동물 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10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태국 경찰은 야생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교사 출신 유튜버인 폰차녹 시수나쿨라를 체포했다. 보호종인 아시아 노란 박쥐를 불법 경로로 구입한 뒤 음식으로 만들어 먹는 영상을 촬영해 자신의 유튜브 채널 ‘매콤하고 맛있는 것을 먹어라’에 올린 혐의다. 폰차녹의 유튜브 채널은 약 4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7월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폰차녹은 조리된 박쥐를 손으로 들고 살을 뜯어 먹었다. 아작아작 소리를 내며 뼈째 씹기도 했다. 그는 “맛있다”며 생고기를 먹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폰차녹은 박쥐를 태국 북구 라오스 국경 근처 한 시장에서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 1분 40초 분량의 영상이 올라온 후 네티즌들은 “제2의 코로나가 생기면 어쩌려고”, “조회수에 눈이 멀었다” 등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글로벌 대확산을 일으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국의 한 시장에서 불법 판매된 박쥐로부터 시작됐다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또 폰차녹이 먹은 박쥐는 보호종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전문가들도 박쥐 식용에 따른 질병 위험을 경고했다. 티라왓헤마주타출라롱콘대 의대 교수는 “박쥐는 인간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병균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함부로 다루면 안 된다”고 말했다. 파타라폰마니온야생동물관리국 수의사는 “영상을 보고 충격받았다. 박쥐 털뿐만 아니라 혈액과 내장으로도 세균에 감염될 위험이 있다”며 “이런 영상은 태국을 비롯한 어느 나라에서도 제작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해당 영상은 삭제됐다. 하지만 폰차녹은 지난 9일 야생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진다. 현지 법에 따르면 이를 위반할 경우 최대 5년의 징역형 또는 50만 바트(약 1860만원)의 벌금을 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