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한때는 잘 나갔는데 어쩌다……”
과거 MP3플레이어와 PMP로 이름을 날렸던 국내 IT기업 코원플레이가 올 3분기 극심한 실적 부진으로 또 다시 주식시장에서 퇴출 위기에 놓였다. 기존 주력으로 해오던 전자기기 사업이 쇠락한 상황에서 새롭게 뛰어든 모바일게임 사업도 신통치 않은 성적을 거둬 난처한 상황에 몰렸다.
15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따르면 코원플레이는 3분기 매출액이 1억7470억원(재화의 판매 및 용역의 제공에 따른 수익액에 한함)에 그쳤다. 분기 매출액이 3억원에 미달하면서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따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또 하나 추가된 것이다.
코원플레이 측은 “퍼블리싱 계약 해지로 인해 매출액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코원플레이가 지난 14일 공시한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그동안 국내에서 서비스하던 모바일 게임 ‘9M프로야구’가 개발사와의 합의에 따라 퍼블리싱 계약이 해지됐다.
앞서 코원플레이는 2016년 중국 게임사 신스타임즈에 인수되며 모바일게임 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2016년 모바일게임 ‘해전1942’ 등을 국내에서 서비스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했으나 이마저도 2020년 12월 퍼블리싱 계약이 종료됐다.
그사이 대주주가 여러 번 바뀌고 사명도 ‘코원시스템→신스타임즈→네스엠→씨오더블유오엔→코원플레이’로 수차례 바꿔가며 부침을 겪었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모바일 게임의 퍼블리싱 계약이 잇달아 종료되면서 이미 심각한 실적 공백에 빠진 코원플레이는 설상가상 올 3분기 매출액 3억원 미달로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재무제표 감사에서 의견 거절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사유가 누적된 바 있다.
코원플레이는 2000~2010년대 MP3플레이어와 PMP 명가로 이름을 알렸다. 첫 MP3 브랜드였던 ‘아이오디오(iAudio)’가 대표적이다. 2006년 MP3플레이어와 PMP, 전자사전을 결합해 선보인 ‘D2’는 코원에 전성기를 가져다준 제품으로 꼽힌다.
2012년 PMP ‘R7’는 출시 한 달여 만에 초도 생산물량 1만대가 모두 판매되며 품절 사태를 빚기도 했다. 중국산 저가 제품을 제외하면 국내 PMP 시장을 사실상 독점했다.
광고모델도 화려했다. 배우 이준기를 시작으로 소지섭, 강동원을 잇달아 기용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빠르게 끌어올렸다.
그러나 음악감상과 동영상 시청, 인터넷 검색 등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MP3와 PDP는 시장에서 빠르게 자취를 감출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코원플레이의 실적 하락세도 지속되며 상장폐지 위기에 내몰린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