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승인한 침공 사전 계획 문서 공개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러시아가 당초 우크라이나를 침공 10일만에 점령하고, 올해 8월까지 합병 완료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2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승인한 우크라이나 침공 사전 계획이 담긴 러시아 기밀문서를 확보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당초 우크라이나를 침공 10일 만에 점령하고 올해 8월까지 합병할 완료, 전쟁을 속전속결로 끝낼 생각이었다.
RUSI는 러시아 관리 중 소수만이 이 계획을 알고 있었다며 "러시아군 부대장들도 본격적인 침공이 시작되기 며칠 전까지도 이 계획을 몰랐으며, 전술 부대는 침공이 개시되기 몇 시간 전에야 관련 명령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군사시설에 대한 대규모 미사일 타격과 공습으로 침공하고, 발전소나 철도와 같은 주요 기반시설은 우크라이나 점령 이후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공격 목표로 삼지도 않았다. 현재 기반시설에 대한 대규모 폭격을 일삼고 있는 것은 당초 계획이 아니었으며, 전쟁이 생각대로 풀리지 않자 전방위 공격에 나선 것이라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고위층 제거도 모의했다. 우크라이나 관료를 '살해 대상', '협박 대상', '협력 장려 대상', '협력자' 등 4개 기준으로 나눠 명단을 작성했으며, 러시아 특수부대가 맡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러시아는 또 우크라이나 국민을 집집마다 찾아다니거나 '여과(정화) 캠프'(filtration camp) 운영을 통해 러시아로 편입시키려 했다는 정황도 이 문건을 통해 확인됐다. 여과 캠프는 1990년대 말 체첸 전쟁 당시 반군을 찾아내기 위해 러시아군 등이 운영한 시설로 민간인에 대한 고문으로 악명 높다. 또 러시아에서 교사와 공무원을 데려와 우크라이나 국민을 재교육하려 한 점도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