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비혼 선언하면 기본급 100% 지급, 비혼 선언한 1호 직원은 누구?”
비혼을 선언한 직원에게 결혼한 직원과 똑같은 수준의 축하지원금을 약속한 국내 대기업이 있다. LG유플러스의 얘기다. 이런 가운데 비혼을 선언한 ‘1호 직원’이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에 따르면 2일 사내 경조사게시판에 1호 비혼선언글이 올라왔다. 1호 비혼선언자가 나오자 직원들의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국내 주요 그룹 중 처음으로 ‘비혼선언’ 직원에게 결혼축하금과 똑같은 경조사비를 지급하기로 해 눈길을 끈 바 있다. 기본급 100%와 특별 유급휴가 5일을 지급한다. 결혼에 대한 개인의 선택권이 다양해진 만큼 비혼 직원에게도 결혼과 동일한 혜택을 주기 위한 취지다. 사내 게시판에 비혼을 ‘선언’하는 메시지를 남기는 방식으로 의사표시를 하면 된다.
게시판에 등장한 1호 비혼선언 주인공은 모바일디바이스품질팀의 40대 남자 직원으로 알려졌다. 해당 직원은 2일 비혼선언 게시글을 통해 “(비혼선언) 1호가 되고 싶었는데 다행히 제가 1호인 것 같다. 감사하다”고 비혼선언과 함께 감사인사를 남겼다. 그러면서 “절차상 비혼인 것이지, 혼자 살아간다는 의미가 아닌 것”이라며 “모두 상황에 따라 각자의 삶의 방식이 있다”고 언급했다.
사내 최초 비혼선언에 동료들의 반응도 뜨겁다. 게시글이 올라온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2일 오후 2시 기준 조회 수가 1300회를 넘었다. 1만명 정도의 LG유플러스 임직원 수를 참작하면 직원 10명 중 1명이 게시글을 본 셈이다. 평소 출산·결혼 축하게시글의 조회 수가 200회 전후인 점과 비교해도 뜨거운 반응이다.
LG유플러스에 재직 중인 한 직원은 1호 비혼선언에 대해 “회사 조직이라는 보수적인 공간에서 1호 비혼선언을 한 용기가 멋있다. 이번 계기를 통해 다양한 삶의 방식이 존중받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며 “그에 앞장 서준 1호 비혼선언자에게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번 ‘비혼지원금’은 국내 5대 대기업(삼성·현대·LG·SK·롯데) 가운데 LG그룹 계열사인 LG유플러스가 처음 시행하며, 최초 타이틀을 얻었다. 통신업계에서도 처음이다.
근속 5년 이상, 만 38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2023년 1월 1일부터 시행했다. 이번 비혼선언은 시행 후 업무 첫날 첫 사례다. 다만 비혼 선언 후 비혼지원금을 받았다가 향후 결혼하게 될 경우에는 결혼 시 받는 동일한 혜택을 받지 못한다. 중복 지원을 막기 위해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비혼으로 지급되는 휴가 사용과 축하금 지급을 위해 간단한 본인 확인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며 “절차가 마무리되면 축하금과 휴가는 다음달에 지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