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가창력 논란 없고, 스캔들 걱정 없고, 24시간 ‘풀노동’ 뛰어도 절대 안 지치는 완벽한 아이돌 그룹” (시청자)
“처음엔 다 똑같이 생겼다고 생각했는데…자꾸 보게 되네” (시청자)
“기술이 더 발전해서 사람들이 이런 그룹에 열광하는 시대가 온다고 생각하면 소름 돋는다”(시청자)
지난 28일 MBC 음악 프로그램 ‘쇼! 음악중심’에 데뷔한 신인 걸그룹이 시작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데뷔곡 ‘판도라’ 공연을 선보인 지 5일 만에 110만 조회수를 돌파했으며, 이에 앞서 유튜브에 공개한 뮤직비디오도 일주일 만에 55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가상 아이돌 걸그룹 ‘메이브(MAVE:)’의 얘기다.
가상 아이돌이 지상파 음악 방송에 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메이브의 포스터를 공개할 때만 해도 일부 팬들은 “다 똑같이 생겨서 구분하기 어렵다”, “표정이 어색하다” 등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막상 영상을 공개하니 “수많은 개발자들의 피·땀·눈물이 보인다. 자연스럽다”, “사실 기대 안 했는데 노래 듣고 놀랐다. 생각보다 ‘고퀄’이 아니라 진짜 ‘고퀄’이다” 등 호평이 이어졌다.
메이브는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협력해 선보이는 첫 번째 4인조 가상 걸그룹이다. 게임사 넷마블에프앤씨 자회사인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는 2021년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부터 120억원을 투자받으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메이브는 감정의 자유를 찾아 미래에서 온 4명의 아이들이 2023년 지구에 불시착했다는 이색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다. 멤버 시우는 리더이자 메인 보컬이며 제나는 리드 보컬, 타이라는 메인 래퍼이자 퍼포먼스를 담당하고 있다. 마티는 서브 래퍼를 맡고 있다.
아직 메이브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엔 이르나 음악 방송이나 뮤직비디오 조회수가 높은 것을 감안할 때 출발이 순조로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성공적인 가상 걸그룹의 사례로는 2018년 데뷔한 라이엇게임즈의 ‘K/DA’가 있다. 뮤직비디오가 5억만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최근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가상 인간이 하나의 흐름이 되었다. 가상 인간을 주인공으로 한 게임·음악·광고·영화·공연 등 다양한 콘텐츠가 물밀듯 쏟아지고 있다. 글로벌 마케팅분석업체 하이프오디터는 지난해 가상인간을 활용한 시장이 150억달러(약 18조6645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추세에 따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가상 인간 관련 콘텐츠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올해 초엔 국내 최초 가상 아이돌 데뷔 서바이벌 ‘소녀 리버스’를 공개했다. 현실 세계 K팝 걸그룹 멤버 30명이 가상 세계에서 경쟁을 펼치는 서바이벌 예능으로, 살아남은 5명만 데뷔 멤버로 선발돼 가상인간 아이돌로 신곡을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