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교 복수, 도둑시청 할 땐 좋았지?” 도둑시청족 ‘날벼락’ 무슨일?
‘더 글로리’ 파트 2 예고편의 한 장면. [넷플릭스 코리아 유튜브 갈무리]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도둑시청 이제 끝”

영상물 불법 공유 사이트 ‘누누티비’가 결국 백기투항했다. 누누티비가 국내 콘텐츠 게시 중단 및 삭제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그간 이어져 온 국내 업계의 피해는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물 불법 공유에 대해 공동 대응해온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는 누누티비의 게시 중단에 그치지 않고 강경대응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23일 누누티비는 홈페이지에 ‘국내 OTT/ 오리지널 시리즈 전체 자료 삭제 안내’를 게시했다. 누누티비는 안내문을 통해 “국내 OTT·오리지널 시리즈와 관련된 모든 동영상을 이번 주 내로 일괄 삭제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자료요청 또한 국내 OTT 관련된 모든 자료는 처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송혜교 복수, 도둑시청 할 땐 좋았지?” 도둑시청족 ‘날벼락’ 무슨일?
누누티비가 23일 홈페이지에 밝힌 ‘국내 OTT/오리지널 시리즈 전체 자료 삭제 안내’ [누누티비 홈페이지 갈무리]

안내문에 구체적으로 언급된 영상 삭제 대상은 웨이브, 쿠팡플레이, 왓챠, 티빙, KT 시즌 등 5곳이다. 국내 업계와 마찬가지로 피해를 입은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다만 ‘그 외 기타 국내 오리지널 모든 시리즈’도 삭제 대상으로 밝혔지만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의 콘텐츠의 구체적인 삭제 범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누누티비가 꼬리를 내린 배경에는 국내 업계와 당국의 강한 압박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상물 불법 공유에 대응하기 위해 모인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는 지난 9일 누누티비를 형사고소했다. 협의체에는 ▷웨이브와 티빙 등 국내 OTT 업계 ▷방송사, 제작사 등 한국영화영상저작권협회 ▷넷플릭스가 속한 세계 최대 불법복제 대응조직 ACE 등이 모였다.

또 지난 16일에는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누누티비 사이트 운영자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나섰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이 20일 국회에서 “문체부에서 별도 대응팀을 구성해 누누티비를 비롯한 불법 사이트 문제에 대응하고 개선책을 찾겠다”고 밝힌 지 나흘 만에 누누티비는 백기를 들었다.

누누티비가 백기를 들기 전까지 이어진 국내 피해 규모는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체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 피해액은 4조9000억원이다. 각 콘텐츠를 VOD 방식으로 시청했을 때의 대여료와 누누티비 콘텐츠 조회수(18억1200만회)를 단순 계산한 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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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onootv 구글 검색 빈도 변화 그래프. 더글로리 파트2가 공개된 3월 10일, 11일 검색 빈도가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구글 트렌드 갈무리]

실제 국내 이용자들의 누누티비 유입량은 국내 피해 규모를 뒷받침해준다. 검색어 증가 추이를 확인할 수 있는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더글로리 파트2가 공개된 지난 10일과 11일 ‘noonootv’ 키워드의 검색량은 최근 90일 내 가장 많았다.

킬러콘텐츠(특정 미디어로 유입을 끌어내는 콘텐츠)로 평가받는 더글로리를 넷플릭스가 아닌 누누티비에서 상당수 시청했다는 의미다. 그만큼 신규 가입이나 가입 유지 비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그간 피해를 입어온 협의체는 강경 대응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협의체 관계자는 “이번 삭제 조치에서 그치지 않고, 불법 공유 사이트 운영 시 처벌된다는 선례를 남기기 위해 대응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악성이용자에 대한 대응 계획 입장도 밝혔다. 협의체 관계자는 “시청이나 공유의 불법성을 인지하고도 반복 공유하는 이용자를 막기 위해 입법 논의나 인식 개선 캠페인 등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