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비혼 선언하면 400만원 준다”
LG유플러스가 처음 시행한 비혼 축하금에 직원들의 신청이 잇따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국내 주요 대기업 가운데 처음로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직원에게 결혼한 직원과 똑같은 수준의 축하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형평성 차원이다. 기혼자에 비해 미혼자가 받는 혜택이 적기 때문이다.
결혼을 비롯한 각종 축의금 및 자녀 학자금 등 기혼자에게만 쏠려 있는 대기업들의 혜택에 미혼자들은 불만이 많다. LG는 결혼 만큼이라도 미혼자에게도 동일한 혜택이 돌아가도록 이 같은 제도를 만들었다. 금액으로는 약 400만원 수준이다. 직원들의 관심도 뜨겁다.
LG유플러스 관계자에 따르면 사내 게시판에 1호 비혼선언글이 올라 온 이후 현재까지 6명의 직원이 실제 비혼을 선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별로는 남성·여성이 모두 포함돼 있다.
LG유플러스는 ‘비혼선언’ 직원에게 기본급 100%와 특별 유급휴가 5일을 지급한다. 결혼에 대한 개인의 선택권이 다양해진 만큼 비혼 직원에게도 결혼과 동일한 혜택을 주기 위한 취지다. 사내 게시판에 비혼을 ‘선언’하는 메시지를 남기는 방식으로 의사표시를 하면 된다.
1호 비혼선언 주인공은 40대 남자 직원이다. 해당 직원은 “절차상 비혼인 것이지, 혼자 살아간다는 의미가 아니다”면서 “모두 상황에 따라 각자의 삶의 방식이 있다”고 말했다.
비혼선언에 대한 동료들의 관심도 뜨겁다.
LG유플러스 한 직원은 “회사 조직이라는 보수적인 공간에서 1호 비혼선언을 한 용기가 멋있다. 이번 계기를 통해 다양한 삶의 방식이 존중받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며 “그에 앞장 서준 1호 비혼선언자에게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비혼 축하금은 근속 5년 이상, 만 38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한다. 다만 비혼 선언 후 비혼지원금을 받았다가 향후 결혼하게 될 경우에는 결혼 시 받는 동일한 혜택을 받지 못한다. 중복 지원을 막기 위해서다.
국내 5대 대기업(삼성·현대·LG·SK·롯데) 가운데 LG그룹 계열사인 LG유플러스가 처음 시행하며, 최초 타이틀을 얻었다. 통신업계에서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