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우리말] “주문하신 커피 나오셨습니다” 나만 거슬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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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조현아 기자] 카페 직원 : ○○님, 주문하신 커피 나오셨습니다.

카페 손님 : 네. 그런데 커피가 나오‘셨’다고요?

성인 70%가 하루 한 잔의 커피를 마실 정도로 한국은 ‘커피국’이다. 지난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커피 소비가 많았다고 한다. 그만큼 카페를 찾는 소비자가 많다.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하고 나면 예외 없이 직원이 상품이 나왔다고 호출한다. “○○님, 주문하신 음료 나오셨습니다”라고…. 그런데 이 말이 늘 거슬리는 건 왜일까?

이유는 이렇다. ‘음료’라는 상품에 존대를 뜻하는 ‘-시’를 붙여 높였기 때문이다. ‘-시-’는 주체를 높이는 존칭 어미다. 직원이 존칭을 써야 하는 대상이 고객이어야 하는데, 사물이 높임을 받는 꼴이 되어서다.

마찬가지로 “교장선생님 말씀이 계시겠습니다”는 말도 잘못된 존대 표현이다. 교장선생님께 ‘말씀’이란 낱말을 쓴 것은 적절하지만 ‘계시겠습니다’는 낱말의 주체는 말씀이기에 존칭을 해서는 안 된다. 그냥 “교장선생님 말씀이 있겠습니다”로 해야 옳다.

“5분은 기본이시고요” “원하시는 상품은 이쪽에 있으십니다” “지금 보고 계신 신차 가격은 5000만원이십니다” 등도 “5분은 기본이고요” “원하시는 상품은 이쪽에 있습니다” “지금 보고 계신 신차 가격은 5000만원입니다”처럼 고쳐 말해야 바른 표현이다.

▶우리말 지킴이 당신을 위한 한 끗=높임 선어말어미 ‘-시’를 쓸 때는 높임을 받는 주체가 무엇인지 늘 생각하자. 커피가 아니라 고객이 높임받아야 하지 않을까.

[아하! 우리말] “주문하신 커피 나오셨습니다” 나만 거슬리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