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개그맨 고(故) 서세원이 캄보디아 현지에서 사망 직전 프로포폴을 맞았다는 현지 간호사의 증언이 나왔다.
4일 디스패치는 서세원이 사망하기 전 그에게 주사를 놨던 캄보디아 미래병원 간호사와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래병원 1층 수납장과 2층 치료실 쓰레기 봉지에서는 뚜껑이 열린 프로포폴 1병과 프로포폴 주사기가 발견됐다.
서세원에게 주사를 놓은 간호사는 “그 병원에는 의사가 없었다. 인사 담당자 1명, 서세원 운전기사 1명, 사망자, 병원에 투자했다는 사람 1명이 있었다”면서 “내게 주사를 부탁했고, 병원에서 내 주사 실력을 테스트 하는 줄 알았다. 일이 너무 하고 싶어 주사를 (서세원에게) 놨다. 그게 너무 후회된다. 의사 처방도 없는 약인데…”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자신이 서세원에게 주사한 약병의 액체 색깔이 ‘흰색’이었다며 “사망자의 운전기사가 ‘평소 잠을 못 자 이 약을 맞는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주사를 놓기 전에 당뇨를 앓고 있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사만 놓고 가라고 해 집으로 갔다. 그런데 병원 직원이 연락이 왔다. 죽었다고. 너무 놀라 다시 병원으로 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쓰레기통을 수거해갔다. 그 안에 모든 증거가 있을 것”이라며 “난 당시에 프로포폴의 심각성을 몰랐다. 알약 수면제가 효과가 없어 액체 수면제를 쓰는 정도로 생각했다. 경찰이 내게 돈을 달라고 했고, 나는 내 잘못이 아니라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서세원은 지난 달 20일 오후 이 병원에서 링거를 맞던 중 갑작스레 심정지로 사망했다. 고인은 평소 지병으로 당뇨를 앓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런 사망을 두고 여러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신을 한국으로 옮겨 부검하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현지 사정이 여의치 않아 사망 8일 만인 28일 오후 캄보디아 프놈펜 한 사원에서 화장이 결정됐다.
유족 측은 입장문을 통해 “시간이 갈수록 시신이 온전히 보존되기 어렵다고 판단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현지 화장을 진행했다”며 “캄보디아 현지 경찰로부터 당뇨병으로 인한 심정지라는 검안 결과가 담긴 사망증명서를 받았으나 사유를 쉽게 납득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1979년 TBC(동양방송) 개그 콘테스트로 데뷔한 서 씨는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MBC ‘청춘행진곡’ ‘일요일 일요일 밤에’, KBS ‘서세원쇼’ 등을 진행하며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방송사 PD 등에게 홍보비 명목의 뒷돈을 건네고 조세를 포탈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2006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확정받았다. 일련의 사건으로 방송 활동을 중단한 서 씨는 목사로 변신해 교회에서 목회 활동을 하고 영화를 연출하는 등 활동을 이어갔다.
2014년에는 고인이 아내인 방송인 서정희 씨를 폭행하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이 공개되며 파문이 일었다. 서씨는 이 일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015년 서정희 씨와 이혼했다.
이혼 후 서 씨는 2016년 해금 연주자인 김 모 씨와 재혼해 캄보디아로 이주했다. 고인은 캄보디아에서 목회 활동을 비롯해 미디어 사업, 호텔, 카지노 등 대규모 부동산 건설사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