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빚던 이웃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은 전직 씨름선수가 항소심에서도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
대전고법 형사 1부(송석봉 부장판사)는 14일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A(32)씨의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과 피고인은 원심 형량이 부당하다며 모두 항소했다.
앞서 검찰은 1심에서 "A씨가 160회 넘는 구타를 일삼아 피해자에 대한 살인 의도가 있었다"며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A씨와 변호인은 이날 폭행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평소 지병을 앓았던 피해자가 폭행으로 사망했다는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사실 오인과 법리 오해를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의료기관 의무기록지, 의료분쟁조정중재원 조서 등에 대한 사실조회를 신청했다.
또 범행 당시 경찰과 구급대를 부른 것을 목격한 A씨 아내에 대해서는 사실확인서를 제출하겠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1심에서는 A씨 측이 미혼인 피해자의 누나와 합의를 한 것이 인정됐는데 다른 가족의 의중 등 합의가 과연 정확히 이뤄진 것인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음 달 12일 오후 3시에 재판을 이어가기로 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11월20일 평소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겪어왔던 윗집 주민과 술을 마시며 대화하다가 뺨을 먼저 맞자 1시간 가량 동안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1심 재판부는 A씨에 대해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1심은 "전직 씨름선수로 건강한 체격의 A씨가 가해 당시 사망이라는 결과도 충분히 예견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피해자의 체질적 요인이 사망이라는 결과에 작용한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 유족과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