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영국 다이애나비가 입었던 '검은 양' 스웨터가 경매에서 애초 예상을 훌쩍 뛰어넘은 114만여달러(약 15억원)에 낙찰됐다.
14일(현지시간) 소더비에 따르면 뉴욕 소더비 패션 아이콘 경매에 출품된 다이애나비의 스웨터가 지금까지 경매에 나온 다이애나비 옷 가운데 가장 비싼 가격인 114만3000달러에 팔렸다.
예상 낙찰가는 5만 달러(한화 약 6600만 원)에서 8만 달러(약 1억 원) 수준이었으나, 입찰이 쇄도해 경매가 연장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마지막 15분 동안에는 입찰가가 19만달러(약 2억5천만원)에서 110만달러(약 14억6천만원)로 치솟는 등 예상 낙찰가의 15배에 달하는 가격으로 낙찰됐다. 낙찰자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이애나비는 당시 왕세자였던 찰스 3세 국왕과 약혼한 직후인 1981년 6월 폴로 경기장에 이 검은 양 스웨터를 입고 나왔다. 영국 패션 브랜드 ‘웜 앤 원더풀(Warm & Wonderful)’에서 1979년 선보인 이 옷은 붉은색 바탕에 흰 양 떼 무리 속 검은 양 한 마리가 들어가 있는 디자인으로, AFP 통신은 다이애나비가 영국 왕실에서 겪을 '험난한 여정'을 마치 예고라도 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다이애나비는 찰스 왕세자와 위태로운 결혼생활을 보내다가 1996년 이혼했고 다음 해 프랑스 파리에서 자동차 사고로 숨졌다.
다이애나비가 생전에 입었던 상징적인 옷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이 스웨터는 영국 왕실 이야기를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더 크라운'에도 등장한다.
한편 이 스웨터를 만든 '웜앤원더풀' 창업자 조애나 오즈번은 지난 3월 다락방에서 이 스웨터를 발견했다.
웜앤원더풀 측은 1981년 다이애나비가 이 스웨터를 입고 폴로 경기장에 등장한 지 얼마 뒤 스웨터 소매가 손상됐다며 수선 또는 교체를 문의하는 편지를 받았다. 이후 다이애나비 측에 새 스웨터를 보냈고, 원래 스웨터도 수선해 다이애나비에게 전달했다고 생각했으나 알고 보니 그간 오즈번의 다락방에 보관돼 있었다고 한다.
이 스웨터는 이번에 수선을 의뢰하는 편지, 다이애나비의 당시 비서가 보낸 감사 편지와 함께 경매에 부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