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연 남현희
펜싱선수 남현희(왼쪽)와 전청조씨. [남현희 인스타그램·유튜브 채널 ‘연예뒤통령 이진호’ 영상 캡처]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 씨가 서울 강남에서 운영하던 펜싱 아카데미에서 미성년자 성폭력 의혹이 불거졌다.

JTBC는 26일 펜싱 아카데미에 근무하던 20대 A 코치가 여중생 한 명을 수 개월 동안 성폭행하고, 여고생 한 명을 6개월 넘게 강제 추행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A코치가 지난 7월 숨진 채 발견돼 그대로 묻혔다.

JTBC는 펜싱 아카데미의 대표를 맡은 남 씨와 아카데미에서 공동대표로 불리는 전청조 씨가 경찰이 사건을 인지한 7월보다 앞선 시점에 해당 의혹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을 담은 동영상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문제의 영상은 지난 7월 4일 남 씨와 전 씨, 학부모 7명 등이 A 코치의 성폭력 의혹에 관해 얘기하는 자리에서 촬영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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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청조와 남현희. [온라인 커뮤니티·남현희 인스타그램 캡쳐]

영상에서 남 씨는 학부모들에게 "○○이(강제추행 피해 학생)와도 제가 단둘이 한두 번 정도 얘기를 나눴어요. 무슨 일 있었어? ○○이가 선생님(A 코치)이 만졌고 뭐했고. 근데 저는 이게 ○○이한테 들은 얘기고. 뭐가 정보가 없잖아요"라고 말한다.

이는 피해 학생으로부터 성폭력 의혹에 대해 들었지만, 피해 학생의 말 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피해 학생의 어머니에 따르면 남 씨는 피해 학생과 경찰 신고 6개월 여 전인 지난해 12월 면담을 가졌다.

이같은 시점을 근거로 JTBC는 남 씨가 체육계 인권침해를 인지하고도 묵인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관련법인 국민체육진흥법 제18조의4에 따르면, 체육지도자는 성폭력 피해 의심이 있을 경우 스포츠 윤리센터나 수사기관에 즉시 알려야한다.

해당 영상에는 남현희 씨와 전청조 씨가 학부모 7명 앞에서 계속해서 피해 학생의 실명을 거론하는 등 2차 가해 의혹도 담겨 있다. 전 씨는 7월 4일 간담회 자리에서 남 씨보다도 먼저 나서 "(A 코치가) ○○이랑 뽀뽀하고 안은 건 사실이다. 그리고 사실 한 가지 더 있다"라며 아직 피해 사실을 알지 못하는 일부 학부모들 앞에서 실명과 구체적인 피해 내용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