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 첫 재판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프로포폴 등 마약 상습 투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씨가 대마 흡연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대마 흡연 교사 등 다른 혐의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고 했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부장 박정길·박정제·지귀연)는 오전 10시께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대마 흡연 및 교사,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넘겨진 유 씨에 대한 첫번째 공판기일을 열었다. 유 씨와 함께 기소된 최모(32)씨는 마약류관리법위반(향정) 방조, 범인도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관한법률위반(보복협박) 등 혐의를 받는다.
이날 유 씨는 9시 58분께 서울중앙지법에 도착, 재판 시작 직전 법정에 들어섰다. 유 씨는 법원 입구에서 “심려를 드려 죄송한 마음이다. 재판에 성실히 임해 할 수 있는 설명을 해나가겠다”며 “저로 인해 크게 실망하시고 많은 피해를 보신 분들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법정에 착석한 유 씨는 검사가 공소 사실 요지를 설명하는 동안 담담한 표정으로 재판에 임했다.
유 씨 측은 “공소 사실 중 대마 흡연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유 씨의)대마흡연 교사, 증거인멸 교사와 최 씨의 마약류관리법 위반 방조, 범인 도피, 보복 협박 등에 대해서는 다툴 여지가 있다”며 “(유 씨의 혐의는) 프로포폴 관련이 주가 되는데 일부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부분이 상당하다”고 했다. 이어 “증거를 충분히 검토한 후에 다시 의견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유 씨를 2020년 9월부터 2023년 1월까지 181회에 거쳐 프로포폴, 미다졸람 등을 투약하고 수면제의 일종인 스틸녹스정 1120정, 자낙스 30정 등을 구매한 혐의로 기소했다. 유 씨는 대마 수수 및 흡연 교사 혐의도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유 씨는 지난 1월 미국 여행 중 야외수영장에서 대마를 흡연하는 장면을 A씨가 목격하자 “너도 해볼 때가 되지 않았느냐”며 A씨가 대마를 흡연하게 했다.
이에 대해 유 씨 측은 “대마 수수와 관련해 누가 누구에게 주었다는 것인지 공소 사실에 명확하게 나와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검사는 “여럿이 돌려가며 피우고 있었고 권할 시점에 (유 씨가)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사실상 공범”이라고 했다. 유 씨가 직접 A씨에게 대마를 전달한 것은 아니지만 일행이 함께 돌아가며 피우고 있었던 만큼 사실상 직접 준 것으로 봤다는 뜻이다.
유 씨는 재판이 끝난 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공소 사실에 사실과 다른 부분들이 다수 존재한다. 앞으로 있을 재판과정을 통해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두차례 기일 변경 요청에 대해서는 “열람 등사라는 과정이 있는데 기록을 보는 데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가 됐다”며 “아직 그걸 다 전해 받지 못한 걸로 전해 들었다”고 했다. 호화 변호인단 선임 지적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