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가수 MC몽(본명 신동현·45)이 코인 상장 뒷거래 혐의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트라우마를 호소하며 여러 차례 증인 출석을 피해왔던 그는, 다른 법원에서 영상을 통해 증인 신문에 응했다.
MC몽은 2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정도성) 심리로 열린 이상준(55) 전 빗썸홀딩스 대표, 프로골퍼 안성현 씨, 빗썸 실소유주로 지목된 강종현 씨 등의 코인 상장 뒷거래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상 사기 등)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안 씨는 가수 성유리의 남편이고, 강 씨는 배우 박민영의 전 남자친구로도 이름이 알려져 있다.
이 전 대표와 안 씨는 2021년 9월부터 11월까지 강 씨로부터 A 코인을 거래소 빗썸에 상장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 30억원 등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안 씨가 MC몽이 사내이사로 있던 연예기획사 빅플래닛메이드에 강 씨로부터 투자를 받을 수 있게 해주는 대가로 지분 5%를 받기로 했고, 보증금 명목으로 현금 약 20억원을 MC몽에게 건넸다고 보고 있다.
MC몽은 안 씨와 알게 된 계기에 대해 "2021년 11월 가수 이승기가 '엄청난 투자자'라며 안 씨를 소개했다. 당시 회사(빅플레닛메이드)를 설립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라 투자자를 소개받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 씨는 가수 성유리의 남편이고 (지인들로부터) 안 씨가 굉장히 좋은 집안이며, 좋은 기업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라고 들었다"며 "성유리와 선후배 관계고, 그가 좋은 남자를 만났을 것이라 생각해 안 씨를 믿었다"고 덧붙였다.
MC몽은 "저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지 계약에 대해서는 안 씨가 하자는 대로 따랐다"며 "투자와 관련해서는 무조건 된다고 믿었던 사람이고 세세히 알 정도로 지식이 있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안 씨가 자신을 자산가로 소개하며 이부진 호텔신라 회장 등 유력 인사도 투자 의사를 밝혔다면서 안심시켰다고 주장했다.
MC몽은 그러나 투자가 무산돼 안 씨 측에 20억원을 돌려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후 사건이 불거지자 안 씨가 그제야 20억원이 강씨의 돈이라고 털어놨다며 자신도 안 씨 등에게 속은 피해자라고 했다.
MC몽은 회사 임원 등에게 안 씨와의 계약에 대해 말한 시점 등을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는 즉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강 씨 측의 신문 중에는 "제가 트라우마 증후군, 우울증 등을 앓고 있어서 진정제와 수면제 등도 처방받아 먹고 있다"며 "날짜로 말하라고 하면 대답하기 어렵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기도 했다.
MC몽은 앞서 공황장애 등을 이유로 여러 차례 법원의 소환에 응하지 않아 과태료까지 부과받은 바 있다. 그는 이에 대해 "4년간 (병역 비리) 재판을 하면서 법원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다”며 “당연히 와야 하는데, 뒤늦게 와서 죄송하단 말씀 드린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못 왔던 것은 내 상태가 그랬기 때문이지 (법정을) 회피하려 했던 것이 아니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날 MC몽이 증인 신문에 응한 만큼 앞서 부과한 과태료는 모두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