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간판 앵커였어?…‘10대에 거액 주고 성(性)적 사진 구매’, 결국 사직
영국 BBC의 간판 앵커 휴 에드워즈. [EPA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10대 청소년에게 거액을 주고 성적인 사진을 구매해, 미성년자 성적 사진의 매수 스캔들에 휩싸였던 영국 BBC 방송 간판 앵커인 휴 에드워즈(62)가 22일(현지시간) 사직했다.

BBC는 이날 짤막하게 성명을 내고 "에드워즈가 오늘 사임하고 BBC를 떠났다"면서 "그는 40년 근무 끝에 의사들의 의학적 조언에 따라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1984년 BBC에 입사한 에드워즈는 'BBC의 얼굴'로 통한다.

2003년부터 20년간 BBC 메인뉴스인 10시 뉴스를 진행했으며,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과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 등 국가 중대사 관련 방송도 도맡아 진행했다.

특히 2022년 9월 여왕의 서거 소식을 침착하면서도 깊은 슬픔을 담은 목소리로 전해 그 공로로 기사 작위를 받을 것이란 말이 나오기도 했다.

BBC에 따르면, 그는 회사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약 7억50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7월 타블로이드 신문 '더 선'이 BBC의 한 유명 앵커가 10대에게 거액의 돈을 주고 성적 사진을 샀다고 보도했고, 이 유명 앵커가 에드워즈라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당시 해당 인물이 누군지를 두고 추측이 난무했고 유명 진행자들이 이 사건과 무관하다고 잇따라 해명하기도 했다.

에드워즈가 기사에 보도된 문제의 인물이라는 사실을 공개한 사람은 그의 아내였다.

에드워즈의 아내는 당시 성명을 내고, 남편이 심각한 정신 건강 문제로 고통받고 있고 최근 몇 년간 중증 우울증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의 아내는 또 "이번 사건이 문제를 악화시키며 그가 또 다른 심각한 증상을 겪어서 당분간 입원 치료를 받게 됐다"고 했다.

BBC는 보도가 나온 직후 에드워즈를 정직 처분했다. 다만, 경찰은 범죄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BBC는 이날 에드워즈의 사임이 그가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로 병원에 입원했다고 그의 아내가 밝힌 지 9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에드워즈가 성적 사진을 산 것으로 알려진 해당 젊은이의 어머니는 '더 선'과 인터뷰에서 "가족들이 거의 1년간 엄청난 고통을 겪어왔다"며 "(에드워즈가) 사임하면서 우리가 절실히 필요한 답을 얻지 못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여전히 많은 의문을 갖고 있으며 BBC의 답변이 필요하다"고 했다.

BBC는 미숙한 대응과 관련해 지난 2월 사과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