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성병에 감염된 사실을 숨긴채 성관계를 해 상대방을 감염시킨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항소1-1부(부장판사 장찬)는 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21년 12월부터 2022년 1월 헤르페스 2형 등 성 접촉으로 전염되는 바이러스 3종류에 감염됐다는 판정을 받고도 2022년 4월 피해자를 만나 안전조치 없이 세 차례 성관계를 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는 A씨와 마지막 성관계를 한 다음날 이상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다가 A씨와 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해 7월 1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양형이 무겁다”며 항소했다.
그는 항소심 과정에서 “바이러스를 감염시켰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피고인이 수사기관과 원심에서 공소사실을 자백한 데다 자백의 임의성을 의심할 사정을 찾기 어려운 점, 피해자가 성관계 이전에는 같은 질환으로 진료받은 적이 없는 점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바이러스를 감염시켰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에게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술을 마신 상태에서 미필적 고의로 범행에 이른 점 등을 보면 원심의 형이 무거운 것으로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피해자 측은 A씨를 상대로 5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