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한 유튜브 채널이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정보를 연달아 폭로하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 지원단체가 "피해자와 가족은 가해자 공개에 동의한 적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5일 밀양 성폭행 사건 피해자 지원단체 중 하나인 한국성폭력상담소는 "피해자 측은 (유튜브 채널) '나락 보관소'가 밀양 집단 성폭력 사건에 대해 첫 영상을 게시하기 전까지 해당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고 사전 동의를 질문받은 바도 없다"고 말했다.
해당 유튜브 채널은 이날 "피해자 가족 측과 메일로 대화 나눴고 (가해자) 44명 모두 공개하는 쪽으로 결론이 난 상태"라며 공지를 올린 바 있다.
하지만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이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피해자 측은 영상이 업로드된 후 6월3일 영상 삭제 요청을 했고 44명 모두 공개하는 방향에 동의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해당 공지에 대해 삭제·수정을 재차 요청했다고 밝히며 "피해자의 일상 회복, 피해자의 의사 존중과 거리가 먼 일방적 영상 업로드와 조회수 경주에 당황스러움과 우려를 표한다"고 전했다.
이 유튜브 채널은 현재 해당 공지에서 피해자 가족 측과 대화를 통해 가해자 신상을 공개하기로 했다는 내용은 삭제했으나 "'피해자에게 허락을 구했냐'라고 질문하는 분들이 많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맞다"며 피해자의 동의를 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은 지난 2004년 경남 밀양에서 일어난 일로 44명의 남학생이 1년간 여자 중학생 1명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사건이다. 가해자들은 1986년~1988년생 고등학생으로 알려졌다. 당시 검찰은 성폭행에 직접 가담한 일부를 기소했고 나머지는 소년부에 송치하거나 풀어줬다. 그러나 기소된 10명 역시 이듬해 소년부로 송치됐지만 보호관찰 처분 등을 받는 데 그치면서 44명 중 단 한 명도 처벌을 받지 않아 전과 기록이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