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이러다 큰일난다”
20년간 국내 포털시장 절대강자였던 네이버가 외산 플랫폼의 공세에 크게 위협받고 있다. 인스타그램이 두 달 연속으로 한국인이 ‘오래 사용하는 앱’과 ‘자주 사용하는 앱’ 부문에서 네이버를 제친 것으로 조사됐다. 격차도 더 벌렸다.
네이버 주가도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40만원이 넘었던 주가는 현재 역사적 저점인 17만원대까지 폭락했다.
‘위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검색에서도 구글이 급속도로 올라오면서 네이버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9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스마트폰 사용자를 표본 조사한 결과 5월 인스타그램 사용 시간은 3억8994만시간을 기록하며 네이버를 제치고, 유튜브와 카카오톡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인스타그램은 사용 시간 기준 지난 3월까지 네이버에 이어 4위에 머물렀으나, 지난 4월 네이버와 순위를 처음으로 바꾼 데 이어 5월에는 격차를 더 벌렸다. 인스타그램과 네이버의 사용시간 격차는 4월 1386만시간에 비해 5월 4642만시간으로 세 배 이상 커졌다.
인스타그램은 ‘자주 사용하는 앱’ 부문에서도 2위를 굳히며 네이버와 격차를 키웠다. 지난달 국내 인스타그램 실행 횟수는 178억5525만회로, 카카오톡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네이버는 143억9131만회로 3위다.
국내 검색시장에서도 구글의 위협에 네이버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네이버의 점유율이 아직 60%대에 달하고 있지만, 구글이 치고 올라오면서 양사간의 격차가 40%대→20%대로 절반 수준 까지 줄어든 상태다.
무엇보다 네이버가 인스타그램에 밀리고 있는 것은 숏폼(짧은 영상)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인스타그램의 숏폼(짧은 영상) 서비스 ‘릴스’가 젊은 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반면 네이버도 숏폼인 ‘클립’을 출시했지만 인스타그램 숏폼의 인기에 못미치고 있다.
성장성 둔화 우려가 갈수록 고조되면서 네이버의 주가도 역사적 저점(17만원대)까지 추락, 주주들은 “믿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네이버 주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큰 손실을 보고 있다. “네이버 주가 때문에 고통스럽다”는 소액주주들의 한탄이 쏟아지고 있다. 네이버 소액주주들은 삼성전자 다음으로 많다. 100만명에 달한다.
네이버도 지금을 초유의 위기 상황으로 보고 있다. 특히 외산 플랫폼의 공세에 네이버는 조만간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 공식 사이트 검색 결과에서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SNS) 콘텐츠 연동을 중단할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 플랫폼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