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중국 스마트폰 회사 샤오미가 국내에서 처참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신제품을 공짜로 판매하며 저가 공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점유율은 0%에 그쳤다.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을 맹추격하고 있음에도 삼성의 ‘안방’에서는 속수무책인 셈이다.
26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샤오미 스마트폰에 높은 지원금이 책정되며 사실상 공짜로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샤오미 레드미 노트12의 출고가는 24만9700원으로 KT에서 월 3만3000원 이상 요금제 사용 시 출고가 전액을 지원금으로 받을 수 있다. 기기변경, 번호이동 지원금 모두 24만9000원으로, 유통망에서 지원하는 추가지원금(공시지원금의 최대 15%) 적용 시 공짜다.
올해 3월 출시된 샤오미 레드미 노트 13는 월 4만4000원 이상 요금제 이용 시 무료다. 출고가는 29만9200원으로, ‘LTE 베이직 플러스’ 이상 요금제에 기기변경·번호이동 지원금 모두 26만원으로 책정됐다. 추가지원금이 적용되면 레드미 노트 13 역시 공짜다.
공짜폰이 무더기로 쏟아지고 있지만 샤오미의 국내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 갤럽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중 샤오미를 포함한 기타 브랜드를 사용하는 비율은 0.4%에 그친다. 삼성전자가 69%로 비중이 가장 높고 애플 23%, LG 6%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이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산 스마트폰 브랜드가 삼성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삼성전자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8%로 전년 대비 3%포인트 하락했다. 삼성의 뒤를 이어 점유율 2위인 애플도 전년 대비 1%포인트 하락해 16%를 기록했다. 반면, 샤오미(15%)와 비보(9%)는 각각 2%포인트, 1%포인트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이용자가 저가형 스마트폰보다는 플래그십 모델을 선호해 저가 전략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테크인사이트가 공개한 ‘88개국 스마트폰 매출 및 ASP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전체 조사 기관 중 가장 높은 평균판매가격(ASP)를 기록했다.
이 업체는 최근 몇 년간 삼성전자의 고가 폴더블 모델이 확산하고 아이폰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진 것이 국내 스마트폰 ASP 상승세의 주요 원인이라고 이 업체는 분석했다.
또한, 테크인사이트는 한국이 2029년까지 스마트폰 ASP가 가장 높은 국가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 2021년 처음으로 일본을 제친 후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