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빈(왼쪽)이 3일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년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한 뒤 상대 선수였던 하야타 히나와 포옹을 나누고 있다. [EPA=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탁구 단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배하며 아쉽게 메달을 놓친 신유빈(20·여)이 경기 직후 보여준 행동에 일본 누리꾼들이 찬사를 보내고 있다. 일본 선수 하야타 히나(24)에게 패했음에도 웃는 얼굴로 축하를 건네고, 인터뷰에서도 하야타에게 존경을 담은 말을 한 것이 '패자의 품격'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일본 현지 언론들은 신유빈이 지난 3일(현지시간)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하야타와의 경기에서 패배한 후 보여준 행동에 대해 "일본 팬들이 찬사를 쏟아내고 있다"는 보도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3위 결정전에서 일본의 하야타 히나에게 패해 동메달 획득에 실패한 뒤 혀를 내밀고 있다. [연합]

한국 선수가 올림픽 탁구 단식에서 4강에 오른 것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당시 김경아(동메달)와 유승민(금메달) 이후 20년 만의 쾌거다.

이날 신유빈(세계 랭킹 8위)은 랭킹 5위 하야타를 상대로 접전을 펼치며 뛰어난 경기 운용력을 보여 줬지만 2-4로 패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뜨거운 접전에 하야타는 승리를 확정지은 뒤 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을 쏟았다. 신유빈은 아쉬움을 삼키는 듯 잠시 허공을 응시하며 가만히 있었지만 곧 하야타에게 다가가 따뜻하게 안아주며 축하했다.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3위 결정전에서 일본의 하야타 히나에게 실점한 뒤 아쉬운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

신유빈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하야타 선수가 저보다 모든 면에서 앞섰다고 생각한다.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간절하게 경기했다"며 "그런 부분을 인정해주고 싶었다. 나도 더 단단한 선수가 되고 싶은 마음을 담아서 축하 인사를 했다"고 말했다. 또 "메달을 딴 선수들은 더 큰 노력을 했으니까 시상대에 오를 자격이 있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경기를 중계한 탁구 해설자 후지이 히로코는 "본인이 졌음에도 축하한다고 (승자에게) 다가와 말을 건네는 모습에서 신유빈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며 "20살이라는 어린 나이지만 종합력, 기술뿐만 아니라 싸우는 방식도 예전에 견줘 더 깊이가 생겼다"고 평가했다.

야후재팬에서는 일본 누리꾼들이 "신유빈이 하야타에게 웃는 얼굴로 축하한 것에 감동했다. 서로를 칭찬할 수 있는 것이 대단하다", "경기에서 졌지만 속상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하야타와 포옹한 신유빈은 젊지만 야무지다", "패배를 인정하고 승자를 칭찬할 만큼 겸손했다" 등의 댓글이 많은 추천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