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요즘 풋살장 예약하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
풋살 인기가 대단하다. 원래 남성이 주로 즐겼던 스포츠이지만, 최근 풋살 인기는 여성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 2021년부터 방영한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이 기폭제였다. 요즘은 풋살장마다 여성이 빠지지 않을 정도다.
문제는 풋살이 예상보다 격렬한 운동이라는 데에 있다. 몸싸움이나 방향 전환 등에서 다치기 쉽다. 특히, 최근엔 이례적으로 십자인대 파열을 겪은 20대 여성 환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풋살은 일단 시작하기 쉬운 운동이지만, 역동적인 동작이 많고 격렬한 스포츠다. 급격한 방향전환이나 급정지 등의 동작이 이어지기 때문에 무릎 십자인대파열에 주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이상학 교수에 따르면, 십자인대는 무릎 관절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조직이다. 무릎이 앞으로 흔들리거나 회전하는 걸 막는 게 전방 십자인대이고, 무릎이 뒤로 흔들리거나 회전하는 걸 막는 게 후방 십자인대다.
풋살 등으로 급격히 방향을 전환하거나 점프 후 착지를 할 때 무리가 가는 건 전방 십자인대. 이 교수는 “운동으로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전방 십자인대인 경우가 많다”며 “후방 십자인대의 경우는 주로 교통사고 등으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십자인대 관련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매년 6만명 수준이다. 주목할 건 20대 여성 환자의 증가세다. 2014년 대비 2023년에 20대 후반(25~29세)의 경우 남성 환자 수는 26% 증가했다. 여성 환자 수는 80%나 급증했다.
풋살이나 클라이밍 등 십자인대 파열이 오기 쉬운 격렬한 운동을 즐기는 젊은 여성이 늘어난 여파로 풀이된다.
이 교수에 따르면, 십자인대 파열의 경우 부상 당시 무릎에서 ‘뚝’ 소리를 들었다는 환자가 많다.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곧바로 붓고 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이 교수는 “초기엔 걷는 것도 힘들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시간만 지나도 통증은 완화된다”며 “그렇다고 인대가 회복된 게 아니다. 방치할 경우 연골 손상이나 관절염 등 2차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통상 십자인대 파열은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나이나 활동성, 직업 등을 감안해 약물이나 보조기 착용 등으로도 치료할 수 있다.
그래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파열 범위가 큰 경우 등엔 수술이 불가피하다. 인대 재건술이 대표적이다. 파열된 인대를 제거하고 새로운 인대를 이식하는 방법이다. 본인의 힘줄을 사용해 새로운 인대를 만드는 자가건, 사체에서 채취한 동종이식건을 구입하는 타가건 등이 있다.
이 교수는 “자가건 방식은 감염 위험이 낮고 생착이 빠른 게 장점이지만 조직 채취를 위해 추가 절개가 필요하고 힘줄을 뗀 부분은 근력이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타가건은 수술시간이 짧고 절개도 적지만, 거부반응이나 감염 위험이 있다. 재파열 가능성도 크다. 이 교수는 “40대 이후이거나 수술 이후에도 덜 활동적인 환자에게 고려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십자인대 파열은 예방이 어렵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수술 이후엔 운동이 매우 중요하다. 다리 근력을 키워야 빠르게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