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란 현실과 나로부터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다.” 심리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유머를 높이 평가한 학자다. 고통스러운 현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인간 정신 능력 중에서도 최상급으로 유머를 꼽았다. 월요일 아침 교수대로 끌려가는 사형수가 있다. 이 사형수가 남기는 마지막 말, “이번 주는 시작부터 좋네.” 그가 말하는 유머는 이런 식이다. 죽음이란 최악의 절망 속에도 한 마디를 던질 줄 아는 능력. 죽음 자체를 피할 순 없지만, 죽음으로부터 정신까지 굴복당하지 않는 능력. 유머의 핵심은 ‘여유’이다. 그 어떤 순간에도 한 마디 여유를 던질 수 있는 자만이 유머의 자격이 있다. 안톤 체호프 단편 ‘다락방이 있는 집’엔 이런 내용도 있다. 놀러 간 집에서 실수로 소스를 식탁에 쏟아버렸다. 질책 당할까, 큰 폐를 끼친 건 아닐까, 부랴부랴 소스를 닦아냈다. 감명받은 건 주인집의 태도다. 분명 봤음에도 못 본 척 해준 탓이다. “좋은 교육은 소스를 식탁보에 쏟지 않는 게
2026-09-10 11:1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