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누누티비 말고 어디서 봐요?”
영상물 불법 공유 사이트 ‘누누티비’가 백기 투항하자 대안을 찾는 ‘도둑시청족’의 정보 공유가 쏟아지고 있다. 실제 DM이나 쪽지 등으로 A, B사이트, C웹하드 등의 정보를 주고받는데, 그 중엔 낚시성 사이트 등도 많아 악용도 우려된다.
업계도 “누누티비를 막는다면 이제 곧 노노티비, 뉴뉴티비 등이 나오는 건 시간문제”란 입장이다. 선진국도 불법 스트리밍 근절에 아직까지 뚜렷한 대안을 못 찾고 있다.
누누티비도 정작 자료 삭제 OTT엔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등은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계속 불법 공유를 하겠다는 의미다.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한국도 불법 콘텐츠 공유에 더 강도 높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누누티비는 홈페이지에 ‘국내 OTT/ 오리지널 시리즈 전체 자료 삭제 안내’를 게시했다. 다만, 명확히 언급한 건 웨이브, 쿠팡플레이, 왓챠, 티빙, KT 시즌 등 5곳이다. 국내 OTT업체들이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은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누누티비의 불법 콘텐츠 유통 문제는 이미 2021년 때부터 나왔다. 하지만 뚜렷한 대책은 없었다. 다만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등의 무단 시청이 불거지면서 이슈가 커졌다.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방지 등을 강화한 것도 한몫했다.
누누티비는 URL(인터넷주소)에 숫자 등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계속 정부 제재를 피해왔다. 숫자가 바뀌면 이용자들이 이를 빠르게 확산시키면서 불법 시청에 일조했다. 누누티비 월 이용자가 1000만명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다.
누누티비가 일부 콘텐츠에 삭제 의사를 밝힌 건 강한 압박의 결과란 분석이다. 영상물 불법 공유에 대응하기 위해 모인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는 지난 9일 누누티비를 형사고소했다. 협의체에는 ▷웨이브와 티빙 등 국내 OTT 업계 ▷방송사, 제작사 등 한국영화영상저작권협회 ▷넷플릭스가 속한 세계 최대 불법복제 대응조직 ACE(Alliance for Creative and Entertainment) 등이 모였다.
그렇다고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다. 누누티비는 여전히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 OTT에 서비스되는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는 여전히 외면하고 있단 의미다. 결국, 어떤 식으로든 해당 서비스를 유지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누누티비 외에도 이미 중동 등에 근거를 두고 불법 공유 사이트를 운영하는 곳이 상당수 존재한다. 누누티비는 파라과이와 도미니카에 본사를 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관계부처가 국내 콘텐츠 불법 유통에 한층 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줘야만 한다”며 “누누티비가 끝이 아니다. 제도적으로 강력한 장치가 없다면 언제든 또 불거질 문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