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SK스퀘어 합병 본격 급물살
웨이브 신규투자자로 나선 CJ ENM 주가 급상승
웨이브 대주주인 SK스퀘어는 주가 하락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오늘 다들 뚝배기 깨질 준비하고 있어’라며 서바이벌 강자로서 살기를 드러낸 장동민과 ‘동민이 형 이기고 싶다’는 그의 최대 라이벌 홍진호의 멘트와 함께 최대 리밴치 매치가 성사된 웨이브 ‘피의게임3’가 흥행가도를 달리는 가운데, 관련주는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1년여간 토종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탄생으로 기대를 모았던 티빙과 웨이브의 본격적인 인수·합병 논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7일 티빙의 모회사 ‘CJ ENM’과 웨이브(콘텐츠 웨이브,Wavve)의 모회사 ‘SK스퀘어’가 양측의 사업 결합을 위해 합작 투자를 실행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웨이브 대주주인 SK스퀘어가 아닌 ‘신규투자자로’ 큰 자금을 투자한 CJ ENM 주가가 오르고 있다. CJ ENM 주가는 28일 전일 대비 2.52% 오른 6만5000원에 상승 마감했다. 이날 주가는 장중 6만7900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며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29일엔 0.46% 소폭 하락했다.
한편 27일 SK스퀘어와 CJ ENM은 각각 1500억원과 1000억원을 웨이브에 투자했다고 공시했다. 웨이브 운영사인 콘텐츠 웨이브(이하 웨이브)는 2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한 바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향후 CJ ENM과 현재 웨이브의 대주주인 SK스퀘어가 이번에 취득한 전환사채를 전량 주식으로 전환(전환가액 3만9745원)할 시 CJ ENM의 지분율은 21.1%, SK스퀘어는 50.8%가 되고, 지상파 3사의 지분율은 각각 9.4%로 하락할 것으로 추산한다고 전했다.
현재 CJ ENM의 최대 주주는 티빙이며, 지분은 48.9%다. SK스퀘어는 40.5%로 웨이브의 최대 주주다. 여기에 KT의 미디어·콘텐츠 중간지주회사이자 티빙 지분을 13.5% 보유한 KT스튜디오지니도 합병 소식이 급물살을 타자 주가가 상승했다. KT 주가는 28일 전일 대비 2.63% 오른 4만8850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KT는 아직 합병안에 찬성 뜻을 확실히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SK스퀘어 자체 주가는 하락했다. 28일 SK스퀘어의 주가는 전일 대비 7.85% 큰 폭 하락한 7만4000원을 기록했다. 다음날인 29일엔 0.68% 하락하며 7만3500원에 장을 마쳤다. 올해 7월 최고가인 10만9000원을 찍은 후 최근 한 달 들어 큰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에 합병 소식과 함께 수혜는 CJ ENM이 클 것으로 분석되는 이유다.
웨이브는 방송3사가 각각 19.8%씩 지분을 나눠 가진 상황이다. 합병 의지를 나타내는 소식에 28일 SBS주가는 0.85% 오른 1만5370원을 기록했으나 다음 날 소폭 하락해 1만5350원에 장을 마쳤다.
이 가운데 웨이브에서는 최근 간만에 오리지널 콘텐츠가 터졌다. ‘피의게임3’이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이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펀덱스(FUNdex) 화제성 조사 결과에 따르면 ‘피의게임3’는 TV-OTT 통합 비드라마 부문에서 2주 연속 2위(26일 기준)를 차지했다. 덩달아 이전 피의게임1,2 시리즈도 다시 시청자 견인에 나서 역주행 중이다.
‘피의 게임 시즌1’은 오픈 전 2주 평균 시청시간 대비 최대 308% 증가하며 약 4배 이상 오른 수치를 보였고 ‘피의 게임 시즌2’는 오픈 전 평균 시청시간 대비 최대 265% 상승, 약 3.5배 이상의 상승 기록을 달성했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티빙-웨이브 합병 논의가 이뤄지는 현 상황에서 티빙에 주목했다. 최 연구원은 “티빙은 KBO 중계와 콘텐츠 흥행 등으로 10월 MAU(월간 활성 사용자)가 810만명(2023년 10월 561만명)으로 늘며 입지를 키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작년 티빙은 1420억원, 웨이브는 804억원(연결)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티빙은 구독자 증가와 구독료 인상으로 올해 3분기에는 71억원까지 손실 규모가 축소돼 여기에 양사 합병으로 티빙과 지상파 콘텐츠가 한데 모일 수 있다면 OTT 시장 내 경쟁력은 한층 강화될 것”이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