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민 대표이사 인터뷰

대만 GUC 통해 접점…2019년 TSMC VCA 진입

SK하이닉스·파두, 차세대 메모리 컨트롤러 개발

AxHub, ‘200억 투입’ AI 반도체 설계·검증 플랫폼

美 고객 확보 본격 나서

<그 회사 어때?>

세상에는 기업이 참 많습니다. 다들 무얼 하는 회사일까요. 쪼개지고 합쳐지고 간판을 새로 다는 회사도 계속 생겨납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도, 수년을 하던 사업을 접기도 합니다. 다이내믹한 기업의 산업 이야기를 현장 취재,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쉽게 전달해드립니다.

이종민 에이직랜드 대표이사가 지난 14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에이직랜드 본사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수원=임세준 기자
이종민 에이직랜드 대표이사가 지난 14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에이직랜드 본사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수원=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수원)=이정완 기자] “ASIC(주문형 반도체) 회사를 창업하고 나서 이왕 파운드리의 파트너가 된다면 1등 회사의 파트너가 되고 싶었습니다. TSMC와 일을 지속하면서 2019년 국내 유일 로컬 파트너 지위를 얻었습니다.”

이종민 에이직랜드 대표이사는 지난 14일 경기 수원 에이직랜드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와 손잡게 된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2016년 창업한 에이직랜드는 2019년 TSMC의 VCA(Value Chain Alliance, 밸류체인 협력사)가 됐다.

경기 수원 에이직랜드 본사 전경. 건물 외벽에 TSMC VCA라고 소개하고 있다. [에이직랜드 제공]
경기 수원 에이직랜드 본사 전경. 건물 외벽에 TSMC VCA라고 소개하고 있다. [에이직랜드 제공]

“1등과 손잡겠다”…창업 3년만 TSMC VCA 진입

SK하이닉스 반도체 연구원 출신인 이 대표는 ASIC 개발 부서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2000년대 초반 SK하이닉스에서 나와 신생 팹리스·ASIC 업계에서 경력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첫 직장이 SK하이닉스였는데 당시 회사가 반도체 사업 재편 과정을 겪으면서 벤처업계로 이동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그러다가 엔지니어가 즐겁게 모여 일하자는 의미를 담아 에이직랜드를 창업했다”고 말했다.

에이직랜드는 고객이 원하는 사양대로 맞춤형 반도체 개발을 지원하는 회사다. 자체 브랜드를 달고 나가는 팹리스와 달리 고객의 이름으로 판매될 칩을 설계해준다. 이를 공정(Foundry) 생태계까지 연결한다. 스펙 정의(Spec-in)부터 설계, 패키징, 테스트, 양산까지 턴키(Turn-key)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첨단 공정 생태계로 이어지는 핵심에 TSMC가 자리한다. TSMC의 VCA는 전세계에서 8개 기업에 불과하다. 이 중 ASIC 기업은 에이직랜드를 비롯해 대만 알칩(Alchip), 글로벌유니칩(GUC), 미국 GS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GSME) 뿐이다. 에이직랜드는 해당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TSMC의 공정 레퍼런스를 축적해왔다.

경기 수원 에이직랜드 본사에 전시된 TSMC의 300mm 웨이퍼. 이정완 기자.
경기 수원 에이직랜드 본사에 전시된 TSMC의 300mm 웨이퍼. 이정완 기자.

협력 관계는 대만 ASIC 기업인 글로벌유니칩(GUC)에서 시작됐다. 이 대표는 “창업 초기에는 GUC가 한국에서 수주한 사업에 대해 반도체 설계 용역을 수행했다”며 “TSMC 공정을 습득하기 위해 GUC와 협력하면서 파트너 지위를 노렸다”고 회상했다. 이어 “5년 내에 VCA 진입을 목표로 했는데 2년 만에 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에이직랜드 전체 임직원 40여명 중 30명 정도가 대만에 상주하며 일했다.

에이직랜드는 TSMC 선단 공정과 CoWoS(Chip on Wafer on Substrate)를 포함한 첨단 패키징 역량까지 내재화했다. 현재까지 3나노(nm) 공정 대응 체계를 구축한 상태고 향후 2나노까지 대응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신규 공정이 개발되면 TSMC로부터 라이브러리를 받아 내부에 세팅하는 전문 조직이 있다”며 “CoWoS 패키징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고객에 TSMC 생태계 경쟁력을 앞세우기 위해선 이 같은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에이직랜드는 TSMC 외에 2018년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의 ADP(Approved Design Partner)로도 지정됐다. CPU(중앙처리장치)를 활용한 설계 성공 사례가 쌓이며 Arm에서도 에이직랜드의 설계 역량을 인정했다.

SK하이닉스·파두와 협력…eSSD 컨트롤러 양산 확대 기대

2023년 1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에이직랜드는 올해 상반기 흑자 전환하며 수익성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상반기 매출은 1137억원, 영업이익은 50억원으로 이미 반기 매출이 지난해 연간 매출(728억원)을 넘어섰다. 상장 후 성장을 위한 투자에 집중했는데 최근 들어 양산 매출이 본격화되면서 외형 성장이 본격화됐다.

특히 메모리 컨트롤러 영역에서 SK하이닉스와 파두 등을 고객으로 확보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에이직랜드는 2024년 파두와 300억원 규모 eSSD(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컨트롤러 설루션 계약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지난 6월 SK하이닉스와 400억원 규모 차세대 eSSD 컨트롤러 설계·테이프아웃 지원 계약을 체결했다.

에이직랜드 실적 추이
에이직랜드 실적 추이

메모리 컨트롤러는 데이터 저장과 처리를 제어하는 시스템반도체다. AI가 학습을 넘어 추론 시대로 접어들면서 고성능 스토리지 수요도 늘어난 만큼 에이직랜드도 컨트롤러 시장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에이직랜드는 낸드 기반 스토리지 제품과 낸드 컨트롤러를 중심으로 메모리 포트폴리오를 확대해왔다.

이 대표는 “내년부터 메모리 컨트롤러 제품 양산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며 “파운드리에 직접 주문하고 완제품을 테스트해 납품하는 턴키 방식으로 진행하는 만큼 앞으로 eSSD 컨트롤러 제품이 실적에 더 크게 기여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ASIC 기업으로서 성장 잠재력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팹리스 기업이 만든 칩은 특정 고객 층만 찾지만 ASIC 회사는 AI, 디스플레이, 자율주행, IoT(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며 “스마트 글래스나 스마트 워치 같은 전자기기에 저용량 낸드가 들어가는 만큼 메모리 컨트롤러의 사용처도 무궁무진하다”고 덧붙였다.

이종민 에이직랜드 대표이사가 지난 14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에이직랜드 본사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수원=임세준 기자
이종민 에이직랜드 대표이사가 지난 14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에이직랜드 본사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수원=임세준 기자

“2년 걸리던 AI칩 개발 8~9개월로 단축”…대만·미국 사업 확대

에이직랜드의 차세대 승부처는 엣지 AI향 반도체 설계·검증 플랫폼인 ‘AxHub(AX허브)’다. 주요 기능과 IP(설계자산)가 사전 구현된 플랫폼으로 고객 요구에 맞춰 신속한 연결과 검증이 가능하다. 전체 반도체 설계 없이 초기 검증용 칩을 단기간에 저비용으로 구현할 수 있다.

이 대표는 “고객과 반도체를 개발하다보면 경쟁사 신제품 출시 등 시장 변화에 따라 자꾸 요구하는 스펙이 바뀐다”며 “하드웨어 개발 기간이 길어질 수록 비용도 늘어나는데 이렇게 하지 말고 새로운 칩을 자주 출시하자는 목표로 신규 플랫폼을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이미 설계 플랫폼을 갖춰놓았기 때문에 고객이 원하는 성능을 조합해 제품 개발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AxHub 플랫폼 주요 특징
AxHub 플랫폼 주요 특징

그는 “원래 2년 정도 걸리던 개발 기간이 AxHub를 활용하면 8~9개월까지 줄일 수 있다”며 “SoC(시스템온칩) 개발자 40명과 백엔드 개발자 20명이 1년 동안 외부 사업 없이 해당 플랫폼 개발에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개발에 200억원이 투입된 대규모 프로젝트다.

설계 플랫폼 개발을 계기로 해외 시장 확대에 더욱 집중할 전략이다. 단순히 국내 시장만 바라봤으면 이 같은 투자를 못했을 것이란 게 이 대표의 말이다.

에이직랜드는 대만을 비롯해 미국으로 사업 영토를 넓혀갈 계획이다. 2024년 TSMC 첨단 패키징 기술인 CoWoS에 대응하기 위해 대만에 R&D(연구개발)센터를 설립했는데 최근 들어 영업 활동을 통한 매출도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대만에서 벌어들인 매출이 200억원을 넘어섰다.

에이직랜드 해외사업 현황
에이직랜드 해외사업 현황

미국 시장은 현지 오피스 개소를 시작으로 시장 대응력을 강화한다. 대만의 대형 ASIC 기업은 매출 규모가 크다보니 하이퍼스케일러 같은 미국 빅테크를 타깃으로 삼지만 에이직랜드는 다르다.

이 대표는 “대규모 인력이 투입되는 과제가 아니라 기동성 있게 대응할 수 있는 시장을 타깃으로 본다”며 “온디바이스 AI, 피지컬 AI 시장을 우선적으로 공략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궁극적으로 에이직랜드를 ASIC계의 엔비디아 같은 회사로 만들기를 꿈꾼다. 그는 “엔비디아는 자체 소프트웨어를 바탕으로 계속 고객을 록인(Lock-in)시키고 있다”며 “에이직랜드도 자체 설계 플랫폼을 바탕으로 고객이 지속 찾을 수 있는 회사가 되도록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에이직랜드, TSMC OIP포럼 참가…AxHUB 플랫폼 알린다

에이직랜드, TSMC OIP포럼 참가…AxHUB 플랫폼 알린다

주문형 반도체(ASIC) 전문기업 에이직랜드가 오는 2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서 열리는 TSMC 2026 OIP 포럼에 부스 전시 형태로 참가하여 회사가 축적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880900

jeongw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