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취업자 1년전보다 8만4000명 줄어
남성 줄어들고 여성 늘어…업종별 영향 커
정부, 하반기 입주물량 및 대형공사 등 주목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지난달 건설업 취업자수가 11년 만에 최대폭 줄어드는 등 건설업 고용시장에 역대급 한파가 불어닥쳤다. 유례없는 폭염과 내수 위축에 따른 건설업 부진이 고용지표에도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정부는 건설업 부진이 전체 고용시장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며 침체한 건설경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건설투자 보강과 공사비 안정화 대책 마련 등에 나서기로 했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업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8만4000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3년 10차 산업분류 변경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여기에 제조업 취업자수 감소(3만5000명)도 맞물리면서 전체 취업자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12만3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두 달째 10만명대를 유지하긴 했으나 30만명을 웃돌던 연초 흐름과 비교하면 일자리 증가세가 확연히 둔화했다.
건설업 취업자는 올해 1월만 하더라도 전년보다 7만3000명 증가했었는데 2월 3만6000명, 3월 2만2000명, 4월 5000명으로 증가폭을 줄이더니 5월 들어 4만7000명 줄어들며 하락 전환했다. 6월과 7월에는 각각 6만6000명, 8만1000명 줄어들면서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통계청은 “감소폭이 확대된 데는 건설 업황과 폭염의 영향이 있었다”면서 “경기의 영향으로 종합건설업 쪽은 계속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었고 전문건설업이 증가하다가 5월부터 감소 전환한 게 종합적으로 건설업을 마이너스로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주요 산업 중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 취업자수가 3만명 줄어든 것도 건설업의 부진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업시설에 투입된 인원이 건설현장으로도 갈 수 있는 만큼 건설업의 영향이 크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주로 남성들이 종사하는 건설업·사업시설관리업 등의 업황이 악화하면서 남성 취업자수는 7만명 감소해 여성(19만2000명 증가)과는 대조를 이뤘다. 감소폭은 지난 2021년 2월(18만6000명) 이후 가장 크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건설업 취업자가 7개월 만에 전월대비 플러스 전환(2만3000명·계절조정 기준)한 점에 주목했다. 조성중 기획재정부 인력정책과장은 “아파트 입주 물량이 이번 달 늘어난 부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추세적으로 더 올라갈지는 지켜봐야겠지만 11월 둔촌주공 입주, 4분기 대형 민간 공사와 고속도로 개통 등 긍정적인 신호는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년 동월비로 보면 숫자가 안 좋아질 수도 있다”면서 “작년 하반기에 건설업 취업자수가 늘어난 데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침체한 건설경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각종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앞서 발표한 건설투자 5조원 보강 계획과 건설업 일자리 지원방안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이달 중에는 공사비 안정화 대책을 발표하기로 했다. 원자재 가격 하락분이 제품가격에 반영되지 않은 시멘트 등 품목의 가격 하락을 유도, 공사비 문제로 사업 추진이 막힌 사업장에 조금이나마 숨통을 틔워주겠다는 취지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결국은 공사현장이 늘어나야 건설업 일자리도 창출되는 것”이라며 “제조업에 맞춰진 실직자 지원이나 교육훈련 등에서 벗어난 일자리 지원이 필요하며 기능인력의 전문성을 높이는 작업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